【 앵커멘트 】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초고층 아파트 '해운대 엘시티'에서 승강기 문이 닫히지 않는 소동이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안전사고와 하자로 질타를 받은 데 이어 승강기까지 말썽을 일으킨 건데요.
계속되는 사고에 주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송복규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해운대 엘시티 더샵'.
해변가에 위치해 매매가 12억에서 29억까지 웃도는 고급 아파트입니다.
하지만 최근 입주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승강기의 문이 닫히지 않아 직원들이 수동으로 닫아주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러한 잦은 승강기 고장 문제 때문에 주민들이 공포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글마저 게재된 상황.
전문가들은 승강기를 억지로 열고 닫는 등의 행위는 위험한 것이라며 안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김성호 / 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 "건축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차가운 공기의)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거나…사람이 수동으로 닫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고요. 혹시라도 자꾸 그렇게 하면 사고까지 날 수 있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승강기 작동시 소음이 강렬해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음의 원인은 내외부 온도차와 기압차로 나타난 '연돌 효과'가 주된 것으로 밝혀졌는데, 승강기 문이 닫히지 않는 이유로도 꼽힙니다.
입주 초기인 만큼 이사와 인테리어 공사가 잦아 문을 열어 놓은 탓에,
외부에서 유입된 차가운 공기가 승강기 통로에서 따뜻한 공기로 바뀌면서, 바람의 압력이 생겨 승강기 문이 닫히지 않은 겁니다.
이렇게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정작 '해운대 엘시티'를 시공한 포스코건설은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태풍으로 유리창 수백장이 깨졌고, 입주 시작부터 집 안 곳곳에서는 하자가 발견됐고,
심지어 지난 9일에는 강풍에 85층의 유리창이 깨져 파편조각이 직선거리 300m에 위치한 오피스텔을 덮쳤습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매번 점검 결과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포스코건설 관계자
- "포스코건설은 연돌 현상 저감을 위해 설계 원안보다 200개 이상의 창호를 추가 설치하는 등 기밀화 설계를 반영했고, 최근 2차례 개폐실험 결과 연돌현상 방지에 양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동안 건설, 제철소 등 포스코 계열사들은 안전 대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부실 시공이 도마 위에 오르고, 폭발사고가 일어나는 등 불미스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안전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 회장이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위드 포스코'라는 구호까지 외치고 있지만,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것.
연이은 사고로 바람 잘 날 없는 엘시티에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최정우 회장이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송복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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