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새해 보내는 기업은행…"낙하산 은행장 저지가 첫 임무"

【 앵커멘트 】
은행권이 새해를 맞아 '제2의 혁신금융 빅뱅',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 등 다양한 목표를 밝히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은행장이 없어 조용한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왜 일까요?
보도에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우리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의 기틀을 마련한 고종황제의 묘소를 참배하고,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직원들과 산에 올라 '2020 사업추진 결의대회'를 가졌으며,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직원들 출근길을 맞이하며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굳히고 있는 신한금융은 '일류'로의 도약을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국내외 금융과 비금융을 아루르는 전략적 M&A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은행권이 분주하게 새로운 사업 비전을 제시하며 새해 다짐에 나선 가운데 기업은행은 침울한 새해를 맞은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27일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지만, 차기 행장 선임을 하지 못했기 때문.

현재는 임상현 전무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이후 권선주·김도진 전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을 배출한 기업은행.

하지만 이번에는 차기 행장으로 관료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내부 반발이 이어졌고, 경영 공백이 발생한 겁니다.

앞서 청와대는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을 차기 행장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노조의 반대에 최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홍배 신임 금융노조 위원장은 "낙하산 기업은행장 저지가 첫 임무"라며 "낙하산을 강행할 경우 여당에 대한 지지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노조의 지지 중단은 오는 총선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청와대도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정치적 셈법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1만3천여 임직원이 소속된 기업은행은 조용한 새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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