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반(反)트럼프를 기치로 정치권에 본격 뛰어들었다.
머스크는 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찬반 2대1 비율로 여러분들은 새 정당을 원하며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오늘 '아메리카당(미국당)'이 여러분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혔다.
전날 머스크가 엑스를 통해 실시한 신당 창당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65%, 반대 35%라는 결과가 나왔다.
머스크는 "낭비와 부패로 우리나라를 파산시키는 일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민주주의가 아닌 '일당제' 속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공화당으로 양분된 미국 기성 정치권을 비판한 셈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정치 전략과 관련해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매우 근소한 의석수 차이를 고려할 때 그것은 논쟁되는 법안에 결정적 표가 되기에 충분하며 진정한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양당체제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를 확보해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신당전략의 앞길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현대 정치의 특징이 양당제였으며 수많은 중도 성향 억만장자들이 수십 년 동안 성공적인 제3당을 꿈꿔왔다"면서 "새로운 영향력 있는 정당을 만드는 데는 게리맨더링(선거구 조작)과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투표 자격 요건을 요구하는 주 법률 등 수많은 장벽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주도한 머스크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정부부채를 늘린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우대 정책 폐기에 불만을 품은 머스크가 사적인 이유로 법안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이 자신이 추진했던 정부 예산 절감 노력을 "조롱거리로 만든다"고 지적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보조금 삭감과 그를 추방할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맞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견제 움직임은 지난해 대선기간에만 2억8000만달러 이상을 자신에게 후원하는 등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나이'인 머스크가 미국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왔다고 풀이된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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