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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가 2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글로벌 교역 축소, 높아지는 신용도 부담’을 주제로 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국제 신용평가사 S&P가 평가하는 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신용등급 전망이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 과잉 공급과 수익성 악화,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등이 국내 기업의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박준홍 S&P 글로벌 레이팅스 상무는 서울 명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글로벌 교역 축소, 높아지는 신용도 부담’에서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이 지난해보다 악화됐다”고 밝혔다.
S&P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평가 대상 국내 39개 기업의 등급 전망 비중은 긍정적 5%, 안정적 87%, 부정적 8%였으나, 올해 6월 현재 긍정적 전망은 사라지고 안정적은 85%로 감소했으며 부정적 전망은 1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박 상무는 특히 “부정적 전망이 집중된 업종은 석유화학 업종”이라며 “중국발 과잉 공급으로 범용 제품 위주의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원가 경쟁력이 높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석유화학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와 높은 단기성 차입금으로 부담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확대될 가능성은 낮지만, 펀딩 비용 상승은 지속적인 압박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중국발 공급 과잉 외에도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무역 갈등, 전기차 전환 수요 둔화, 인공지능(AI) 확산 등도 한국 기업이 직면한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대현 S&P 상무도 “최근 급증한 가계 부채와 양극화한 부동산 시장이 국내 금융 산업의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내수 관련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채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내수 노출이 큰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로서 S&P가 한국 기업과 금융산업의 신용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함에 따라, 향후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 원자재 가격 변동성, 금리 환경 등이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과 자금 조달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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