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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6일 제네바 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인 이선 궈의 모습. [EPA = 연합뉴스] |
중국계 미국 국적의 한 인플루언서가 소아암 연구기금을 모으고자 소형 항공기를 직접 운항해 무단으로 남극에 착륙했다가 당국에 구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칠레 민간 항공기 규제 담당기관인 항공청(DGAC·Direccion General de Aeronautica Civil)은 “28일(토요일) 세스나 182 항공기 1대가 관제센터에 알리지 않고 남극 테니엔테 로돌포 마시 마르틴 공항(킹조지 섬 소재)에 착륙했다”며 “항공기 조종사는 현지에 구금 조처됐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칠레 항공청은 항공기 조종사가 애초 칠레 남단 푼타아레나스 주변 상공 비행 계획을 담은 문서를 제출해 놓고 이를 어기고 남극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에 칠레 당국이 수상한 항적을 보인 이 소형 항공기에 대응해 경보 프로토콜을 가동한 것이다.
칠레 일간 라테르세라와 엘메르쿠리오는 당국이 조종사 신원을 이선 궈(Ethan Guo)로 특정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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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킹 조지 섬 전경(2013년 2월 20일 촬영). [EPA = 연합뉴스] |
중국계 미국 국적자인 궈는 파일럿이자 유명 인플루언서다.
이날 현재 확인되는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29만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8월 궈에 대해 다룬 AP통신 보도를 보면 당시 19세였던 그는 “소아암 연구 기금 모금을 위해” 세계 7개 대륙을 비행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적 있다.
AP는 궈가 지난해 5월 미국 테네시주(州) 멤피스에서 비행을 시작해 7개국을 거쳐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는 여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궈는 13세 때부터 비행 교육을 받기 시작했으며, 4년 후 파일럿 면허 취득 후 보험사의 보험 가입 동의 때까지 몇 년을 더 기다렸다고 한다.
궈의 세계 일주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보면 그는 “2021년 사촌이 암 진단을 받은 것을 계기로 소아암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 노력 강화를 알리고 싶었다”며 “소형 항공기로 7개 대륙 단독 비행을 완주하고 암 연구를 위해 100만 달러(13억5천만원 상당)를 모금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칠레 당국은 궈의 항공법 위반 혐의가 명백한 만큼 검찰 기소 이후 법원 판결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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