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잘했더니 인턴됐어요”…AI로봇, 한달후 정규직되면 월급도

커넥트현대 청주점 인턴 채용된 AI 청소로봇 ‘휠리’
‘미화원’ 직책 부여받고 회사 인사체계 편입
하루 정해진 시간 근무하고 매일 업무 평가도
1개월 인턴 마친 뒤 정규직 채용 여부 결정
“사람·로봇 각각의 강점 살린 협업 모델”

커넥트현대 청주점 인턴 직원으로 채용된 AI 청소로봇 ‘휠리 J40’이 매장 청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라이노스]

충북 청주시에 있는 복합 쇼핑몰 커넥트현대 청주점에는 지난달 27일 새로운 인턴 직원이 출근했다.

‘청소 미화원’으로 일하게 된 인턴은 키 70cm, 몸무게 80kg에 통짜 몸매를 가졌다.

솔과 걸레를 들고 매장을 왔다갔다 하면서 얼굴 찌푸리는 일 한 번 없이 묵묵히 청소를 한다.

‘휠리 J40’이라는 이름의 이 직원은 다름 아닌 인공지능(AI) 청소로봇이다.


이번에 입사한 휠리는 현대백화점에서 새로 오픈한 커넥트현대 청주점에서 ‘미화원’ 직책을 받고 회사의 정식 인사체계에 편입됐다.

로봇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정해진 근무시간에 매장 1층과 3층 주요 고객 동선을 중심으로 자율주행하며 청소 일을 한다.

휠리는 고감도 센서를 통해 바닥 오염도를 실시간 인식하고, 청소 강도와 주기를 자동 조정한다.

물 보충, 배수, 걸레 세척과 건조 같은 청소 전 과정을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처리하며, 때때로 야근도 한다.


매일매일 업무성과를 평가도 받는다.

청소 범위, 청결 유지율, 작업 정밀도, 협업 효율성을 비롯해 10개 항목에 대해 정량 평가 기준으로 평가해 1개월 인턴을 마친 뒤에는 무려 ‘정규직’ 채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인턴 기간에는 월급을 받지 않지만 정규직으로 채용되면 월급(제작사에 지급되는 이용료)도 받을 예정이다.


휠리가 광역·반복 청소를 전담하는 동안 기존 미화 인력은 화장실, 계단, 안내 등 고객 접점이 많은 구역에 집중 투입된다.

사람과 로봇이 각각의 강점을 살려 협업하는 분업형 운영 모델로, 업무 효율성과 청결 품질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구조다.


휠리를 만든 케어로봇 전문기업 라이노스 관계자는 “로봇은 반복과 체력 소모가 많은 업무를 전담해 사람이 더 정교한 공간과 고객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며 “AI가 조직 내 실질적 주체로 작동하는 운영 체계로 시설 관리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휠리는 경기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레이크꼬모에서 일하며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

하루 평균 7시간 근무를 통해 청결 유지율이 27% 향상됐고, 청소 관련 고객 민원은 53% 감소했다.

1억800만원의 연간 운영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 같이 수치로 확인된 휠리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현대백화점이 휠리를 인턴 직원으로 채용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AI 로봇을 회사의 정식 인사체계에 편입한 실무형 도입 사례”라며 “AI 로봇 직원 도입은 쾌적한 쇼핑환경 제공과 인력 운영 효율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해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커넥트현대 청주점 인턴 직원으로 채용된 AI 청소로봇 ‘휠리 J40’이 매장 청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라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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