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럽 온수업체 매입…HVAC 판 키운다

LG전자가 유럽 1위 온수 솔루션 기업 OSO를 인수한다.

성장하는 유럽 온수 시장을 전략적 투자로 선점하고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핵심 동력인 냉난방공조(HVAC)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포석이다.

이번 인수는 LG전자가 올해 들어 단행한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LG전자는 30일 OSO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비공개지만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OSO는 고효율 온수 솔루션을 보유한 노르웨이 기업이다.

1932년 설립됐으며 유럽 히팅 시장에서 90여 년간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분야에서 유럽 1위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OSO의 온수 솔루션은 LG HVAC 사업 도약의 촉매"라며 "양사의 강점을 융합한 고효율 솔루션은 글로벌 전기화 흐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유럽에서 주력하고 있는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과 OSO의 온수 솔루션을 결합한 '통합 패키지 제품'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히트펌프가 실내 냉난방을 담당하고, OSO의 워터스토리지가 온수 공급을 맡는 방식이다.

두 기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설치 편의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가 유럽 온수 시장에 주목한 건 히트펌프 수요가 늘면서 온수 솔루션 수요가 덩달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냉난방과 온수를 함께 해결하려는 고객이 증가하면서 고성능 워터스토리지가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최근 유럽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에너지 수급 불안정으로 공기 열원 히트펌프 수요가 급증했다.

글로벌 HVAC 컨설팅 업체 BRG에 따르면 유럽 히트펌프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20만대에서 2030년 240만대로 두 배 성장할 전망이다.

공기 열원 히트펌프 방식은 외부 공기의 열에너지로 실내 냉난방과 온수를 동시에 공급한다.

LG전자는 향후 공기 열원 히트펌프 실내기와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를 결합한 일체형 제품, 히트펌프 전용 온수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OSO는 노르웨이와 스웨덴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어 유럽 내 적기 공급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길이 오래 머무는 온수 저장 장치 특성상 위생적이고 내구성이 강한 스테인리스 재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데, OSO 제품은 기존 에나멜 대비 위생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HVAC 사업 전반에 걸쳐 '3B'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기술 개발(Build), 글로벌 대학·기관과의 협력(Borrow), 전략적 인수·합병(Buy)을 병행해 압축 성장을 노리고 있다.

이번 OSO 인수는 이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분석된다.

[박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