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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가 전한 30일(현지시간) 유럽 기온. [사진 = BBC] |
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섭씨 46도의 기온이 관측되며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이탈리아·포르투갈·크로아티아 등지에도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각국 보건당국은 고령자와 취약계층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AEMET)은 이날 남부 엘그라나도 지역 기온이 4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페인 역사상 6월의 최고 기온이다.
세비야와 인근 지역에서도 40℃ 중반대의 기온이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스페인 전역에 걸쳐 이달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6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스페인뿐 아니라 포르투갈·이탈리아·크로아티아 등 남유럽 국가에도 ‘적색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또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헝가리,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스위스 등지에는 ‘황색’ 또는 ‘주황색’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노상 청소 업무를 마친 60대 여성이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현지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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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바티칸 인근에서 사람들은 분수대에서 물병을 채우고 있다. [사진 = AFP] |
이탈리아 전역 응급실에는 탈진과 열사병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마리오 과리노 이탈리아 응급의학회 부회장은 AFP 통신에 “대부분 노인, 암환자, 노숙인 등 취약 계층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나폴리의 한 병원은 열사병 환자 전용 치료 경로를 따로 마련해 찬물욕 등 응급 처치를 제공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시는 에어컨과 식수를 갖춘 ‘폭염 대피소’ 7곳을 개방했고, 로마시는 70세 이상 노인에게 시영 수영장을 무료 개방하는 조치를 내렸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한 약사는 로이터통신에 “한낮에는 외출을 자제하라고 안내하지만, 이미 여러 건의 화상과 열사병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부 발칸 반도 지역도 폭염의 직격탄을 맞았다.
세르비아는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슬로베니아에서도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이 경신됐다.
북마케도니아는 지난 28일 42℃에 달하는 기온을 기록했다.
유럽 대부분 지역은 다음 주 중반까지 기온이 계속 오를 전망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은 향후 며칠간 폭염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영국 기상청은 주말 동안 잉글랜드 남부에 황색·주황색 경보를 발령했으며, 런던의 기온은 오는 1일 기준 35℃에 이를 수 있다고 예보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고기압이 유럽 전역에 장기 정체되면서 생긴 고온 건조한 공기 흐름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고기압은 수일간 점차 북동쪽으로 이동하며 유럽 전역을 더위로 덮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폭염의 빈도와 강도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계 기후귀속분석(WWA)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현재는 28℃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지속되는 6월형 폭염이 약 10배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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