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할인 행사 잇달아
1만원대 유명산지 제품 불티
화이트·스파클링 등 저도수
캔·팩 형태 보급형도 인기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주춤했던 국내 와인 시장이 대형마트의 가성비 라인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몇 년째 계속되는 고물가와 불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는 대규모 와인 할인 행사를 비롯해, 캔와인·팩와인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발굴해 출시하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업체들은 가성비에 집중해 할인 행사와 보급형 와인 출시에 공력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진행한 ‘와인장터’ 행사에 약 9만명이 몰리며 지난해 행사 대비 매출이 13% 늘었다.
팬데믹으로 와인 시장이 전례 없이 흥했던 2021~2022년을 제외하고는 상반기 와인장터 행사 중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집에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화이트 와인(42.8%)과 스파클링 와인(23%)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마트는 저도수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화이트·스파클링 와인이 떠오르자 관련 상품군 30여 종을 약 30% 할인해 판매했다.
가성비 와인 애호가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할인가 기준 1만원대 수준의 유명 산지 와인을 지난해보다 약 20% 늘리기도 했다.
‘프랑수아 듀락 블랑 드 블랑’ ‘보히가스 그랑 리저브 엑스트라 브뤼’ 등의 유명 와인은 행사 시작과 함께 조기 품절돼 긴급 물량을 투입했을 정도다.
간편하게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캔와인·팩와인 등 이른바 ‘보급형 라인’도 인기다.
일반적으로 와인은 750㎖ 병 규격이라 무겁고, 코르크 마개를 열기 위해 오프너가 필요하다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이 같은 물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캔맥주나 팩소주처럼 간편한 형태의 제품의 판매를 늘리는 것이다.
이마트가 올해 1월 선보인 ‘G7 캔와인’(350㎖·2종)은
이마트가 해외 와이너리와 협의해 새롭게 생산한 상품이다.
국내에 이전부터 캔와인이 판매돼왔지만 인지도가 낮은 게 흠이었다.
이 때문에 이미 가성비 와인으로 유명한 G7 브랜드를 활용해 새 제품을 도입한 것이다.
G7 캔와인은 출시 후 약 4개월 동안 5만6000여 개 팬매됐다.
‘홈술족’뿐 아니라 캠핑이나 야외 나들이용으로 많이 쓰인다.
이어
이마트는 지난 4월에 팩와인 ‘산타헬레나’(500㎖) 2종(까베르네 소비뇽·샤르도네)을 국내 단독으로 출시했다.
가격은 4900원이다.
750㎖을 1만4800원에 판매하는 기존 병와인과 비교해 단위당 가격이 절반 수준이다.
칠레 와인 브랜드로는 5위권에 드는 검증된 브랜드를 통해 간편하고, 저렴한 상품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의 와인 수입액은 약 1억769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기(1억9028만달러)보다 약 7% 줄었다.
대신 같은 기간 수입중량은 2만742t에서 2만3212t으로 11.9% 늘었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와인을 수입하면서도, 총액은 줄었다.
이전보다 가성비에 집중해 더 저렴한 와인을 더 많이 구입한다는 뜻이다.
고물가와 불황에 가성비 와인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위스키·하이볼·전통주 등 다양한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도 와인 구매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와인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성비 와인 구색을 늘리고, 국내에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간편 와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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