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취임 5년만에 영업익 6배
전기차 플랫폼車 100만대 돌파
SDV·AAM 등 미래 모빌리티 속도
도요타·GM 손잡는 프레너미 전략
제네시스 고급화에 美판매량 4.5배
‘
현대차는 2024년 판매량 3위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상위권 진입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계속 증명해 나가고 있다.
미국에서의
현대차 뿌리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25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현대차그룹을 선정한 후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올해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현대차그룹을 100대 기업에 올리면서, 오는 10월 취임 5주년을 맞이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재조명받고 있다.
정 회장의 경영 전략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 브랜드 고급화, 글로벌 ‘프레너미(frienemy, 친구이자 적대적 관계)’ 전략으로 축약된다.
우선 미래 모빌리티의 첫 번째 기수인 전기차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1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개발한 이래 이 플랫폼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 5월 기준 100만대를 돌파했다.
2021년 아이오닉 E-GMP 모델인 아이오닉 5 판매 개시 이후 4년 만이다.
이 플랫폼에 기반한 전용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5·아이오닉6· 아이오닉9,
기아는 EV3·EV4·EV5·EV6·EV9, 제네시스 GV60 등 총 9개에 달한다.
캐즘에 빠진 전기차를 대신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전 라인업으로 확장 중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14개 모델로 두 배로 늘리고 소형· 중형차를 넘어 고급 차량으로 넓힐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본격화를 대비해 사용자 중심 환경을 제공하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오픈형 생태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2028년 출시될 예정인 아이오닉5 2세대 모델(코드명 NE2)을 첫 SDV 적용 모델로 개발 중이다.
목적기반차량(PBV) 역시 작년 CES에서 PBV 모빌리티 솔루션 전략을 공유한 후 올해 첫 중형 PBV인 PV5를 출시했다.
미래항공교통(AAM) 분야에서는 지난해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개발을 계속 중이다.
수소차 역시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린 수소전기차인 넥쏘의 후속 모델인 디 올 뉴 넥쏘를 지난 10일 출시했다.
또 다른 축인 브랜드 고급화 전략의 핵심은 제네시스다.
2020년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판매량은 1만6384대였으나 매년 꾸준히 증가하면서 작년에는 7만5003대를 기록했다.
4년 만에 판매량이 4.5배로 늘었다.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PGA투어 공식 자동차 자리도 따내며 미국에서의 인지도와 브랜드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프레너미 전략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정 회장은 세계 1위 자동차그룹인 일본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과 양국 레이싱 경기장에서 ‘셔틀회동’하면서 수소 동맹을 맺었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차량 부문에서는 경쟁하면서도 수소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GM은 지난해 9월 승용차와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 등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기술 협력을 위해 밀착하고 있다.
현대차는 여기에 구글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의 기술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의 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작년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은 26조9067억원으로 정 회장이 취임한 첫해인 2024년에 비해 6배로 증가했다.
자동차 판매량은 같은 기간 13.8% 늘었고 2022년 이래 3위를 고수 중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선순환 효과도 크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413만대를 기록하며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400만대를 돌파했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태국 등 자동차 생산 강국들을 앞섰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산업 연관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4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 그룹 중
현대차그룹(9개사)의 경제기여액이 359조4384억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적인 성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와
기아는 세계 최고 권위의 자동차 분야 상인 ‘세계 올해의 차(WCOTY)’에는 최근 6년간 다섯 차례나 선정되며 제품 경쟁력을 입증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소비자 데이터 분석 기업 JD파워가 발표한 ‘2025년 신차품질조사에서 글로벌 17개 자동차그룹사 중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현대차는 올해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25% 관세라는 장애물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지화 전략으로 이를 돌파하려 노력 중이다.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에 메타플랜트를 설립한 데 이어 2028년까지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위한 제철소도 루이지애나주에 설립할 계획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