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석 테크밸리 대표가 산업용 X레이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매일경제신문이 벤처 30주년을 맞아 벤처기업협회·기술보증기금과 공동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실험실이자 혁신과 도전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벤처기업인들을 소개하고, 선배 창업자들이 주축이 된 '벤처 서포터즈'와 함께 K벤처 르네상스 붐 조성을 위한 '시대가 다시 벤처를 부른다' 기획 시리즈를 연중 진행한다.


"테크밸리는 국가가 키운 벤처기업이라고 할 수 있죠."
산업용 X레이 장비 전문기업 테크밸리의 김한석 대표가 최근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산업용 X레이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부품 등 생산 과정에서 눈으로 볼 수 없는 제품 내부를 X레이로 촬영해 불량 여부를 비롯해 품질관리를 하는 장비다.

테크밸리는 세계 최초로 X레이 칩 카운터를 개발한 기술 강소기업이다.

제품을 투과하는 X레이 기술을 활용해 테이프 릴(반도체 칩을 담은 롤 형태의 포장재) 안에 있는 반도체 칩 개수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장비다.

종전에는 수동식 기계가 반도체 칩 개수를 셀 때는 릴 1개당 3~5분가량 소요됐다.

반면 해당 장비를 이용하면 8초 만에 릴 4개를 셀 수 있다.

릴에는 통상 2000~1만개의 칩이 들어간다.

현재 58개국, 400여 개 기업이 테크밸리의 칩 카운터 고객이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세계일류상품'에도 선정됐다.



테크밸리의 반도체 칩 카운터

김 대표는 세계일류상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꼽았다.

그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R&D 지원 사업을 통해 산업용 X레이 기술을 다져나갔고 그 덕분에 세계적 수준의 비파괴 검사장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회사 체질 개선 과정에서 정부의 벤처기업 지원 수혜를 톡톡히 봤다.

2003년 정부의 소프트웨어 외국 인력 채용 지원 사업에 참여해 우크라이나 출신의 우수한 정보기술(IT) 인재를 영입했다.

정부의 R&D 과제 사업에도 10년간 매년 참여하면서 기술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테크밸리 관계자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던 장비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등 주요 대기업의 가격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의 최근 관심사는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자동화 X레이 검사 장비 개발이다.

그는 "똑같은 기능을 가진 산업용 X레이 장비라도 AI를 활용한 자동화 프로그램을 탑재하고 있으면 가격이 3배나 껑충 뛴다"며 "부가가치는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유럽에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미콘 차이나 2025에 참가하는 등 중국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