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빌 게이츠’ 태우고 침몰한 호화요트…1년만에 인양해 사고원인 조사

지난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해안에서 침몰한 호화요트 베이지언호가 인양되고 있다.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지난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해안에서 침몰했던 호와요트 베이지언호의 인양 작업이 약 1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당시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렸던 1조원대의 자산가인 마이크 린치 오토노미 창업가와 그의 18세 딸 해나 등 7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사고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영국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수면 위로 인양된 베이지언호는 이날 오후 1시10분께 시칠리아섬 북부 팔레르모시의 테르미니 이메레세 항구로 옮겨졌다.

56ｍ 길이의 요트는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해상 크레인 중 하나를 갖춘 해보 리포트10을 통해 해저에서 인양됐다.

선체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방수포 위에 설치된 특수 받침대에 거치될 예정이다.

이 작업을 마치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가 시작된다.

사이먼 그레이브스 해양 사고 조사국(MAIB) 조사관은 “선박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마치고 선박의 안전에 영향을 줬을 모든 요소를 찾아내겠다”이라며 “선박에 접근하면 선내 활동과 사건 순서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지언호는 지난해 8월19일 새벽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항구에서 약 700ｍ 떨어진 해역에서 정박 중 격렬한 폭풍우에 휘말려 침몰했다.

지난해 8월 베이지언호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선 잠수부들. [사진 출처 = EPA 연합뉴스]

앞서 린치는 지난해 6월 2011년 미국 휼렛패커드(HP)에 오토노미를 11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로 매각할 당시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사기 혐의에서 벗어났다.

그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가족·지인들과 함께 시칠리아에서 호화로운 여행을 즐기던 중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

당시 탑승객 22명(승객12명·승무원 10명) 중 린치의 아내와 한 살배기 아기를 포함한 승객 6명, 승무원 9명 등 15명만 구조됐다.

베이지언호는 사고 당시 시속 130㎞가 넘는 강풍에 단 15초 만에 옆으로 전도된 뒤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사고 당시 인근의 다른 선박들은 강한 폭풍에도 침몰하지 않고 바다 위에 떠 있었던 점을 봤을 때 여러 가지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베이지언호는 당초 지난달 인양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5월9일 수중 작업 중 잠수부 한 명이 사망하면서 인양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한편,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린치는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으로 재산은 8억5200만 파운드(약 1조4700억원)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