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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대피해 21일 사이프러스 항구에 당도한 미국인들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에 대한 보복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중동 지역 체류 미국인들에게 경계령이 떨어졌다.
AP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과 가족에게 레바논을 떠나라고 지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에 체류하는 미국인들에게도 주의 수준을 높이라는 경고가 발령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공관에서는 지역 내 군사시설에 대한 비필수 방문을 제한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튀르키예에서도 미국인들을 상대로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고 중남부 아다나 지역의 미국 영사관이나 인근 인지를리크 지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군 기지로 개인적 이동을 피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이라크에서도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과 에르빌의 미국 영사관 내 비필수 인력 대피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이전인 12일부터 대피 지시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스라엘과 이란에 체류하는 미국인들도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속속 출국하고 있다.
이들의 대피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전부터 시작됐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유럽 등지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항공편을 2배 이상 확대했다.
미국 시민 1000여명을 태운 크루즈선도 이스라엘을 떠나 사이프러스에 도착했다.
AP통신은 21일 기준으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미국인 7900여명이 출국 지원을 문의했고 이란에서는 체류 미국인 1000여명이 출국 지원을 받으려 하고 있다고 국무부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에는 미국 국적자가 70만명 정도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가 이중 국적자이며, 이란 내 미국인은 수천명 규모다.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여겨지던 이란 핵시설 공습을 전격 감행하면서 이란이 중동 지역 내 미군 시설을 공격하거나 미국인을 인질로 잡는 등의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핵 시설 3곳(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한 공습을 전격적으로 감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을 향해 ‘보복하면 더 큰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잇따라 경고 메시지를 냈다.
이에 대해 이란 국영방송 IRIB는 미국의 공격을 받은 뒤 얼마 안 지나 “이제 모든 미국 시민과 군인은 합법적 표적이 됐다”면서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 10곳을 표시한 지도를 내보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역내 미군 기지는 강점이 아닌 취약점”이라면서 “침략자들은 유감스러운 대응을 예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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