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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 포드(Yvonne Ford·59) 씨. [사진 = 페이스북] |
영국의 한 여성이 모로코 여행 중 유기견에게 긁힌 뒤 광견병에 걸려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BBC·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사우스요크셔 반즐리 출신의 이본 포드(Yvonne Ford·59) 씨가 지난 2월 모로코에서 강아지에게 가볍게 긁힌 후 광견병에 걸려 지난 11일 끝내 숨졌다.
포드 씨는 당시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 치료받지 않았지만 이후 영국으로 귀국한 뒤 약 2주 전부터 두통 증상을 시작으로 말하기, 걷기, 삼키기, 잠자기 기능을 상실했다.
병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딸 로빈 톰슨(Robyn Thomson) 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사랑하는 엄마가 이런 일로 세상을 떠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반려동물에게 예방접종을 꼭 하고, 해외에서 동물에게 물리거나 긁히면 반드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견병(rabies)은 감염된 동물의 침을 통해 사람의 뇌와 신경계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증상이 나타난 뒤 치료하지 않으면 거의 100% 사망률을 보인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이번 사례는 사람 간 전염 위험이 없는 고립된 사례”라며, 포드 씨의 밀접 접촉자와 의료진에게는 예방적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슬리병원(Barnsley Hospital)에서 최초 진단을 받은 포드 씨는 이후 셰필드 로열할램셔병원(Royal Hallamshire Hospital)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UKHSA는 “광견병 증상은 일반적으로 노출 후 3~12주 후에 나타나지만, 며칠 안에 나타나거나 수개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노출 직후 신속한 예방 치료를 받으면 예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보건당국은 광견병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특히 흔하게 발생한다고 밝혔다.
여행객은 해외에서 동물에 물리거나 할퀴였을 경우 즉시 상처 부위를 비누와 물로 씻고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셰필드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광견병 환자에게 전문 치료를 제공했지만 안타깝게도 사망에 이르렀다”며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더 이상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에서는 2000년부터 2024년까지 해외 동물 접촉과 관련된 광견병 사망 사례가 총 6건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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