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이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자회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두 달간 이어진 '남매 갈등'이 '부자(父子) 갈등'으로 격화한 것이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면서 콜마홀딩스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18일 윤 회장 측은 "지난 5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이 윤 부회장에게 2019년 12월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를 증여했는데, 이 주식을 돌려달라는 요구다.


콜마그룹은 현재 2세 경영 체제다.

윤 회장은 윤 부회장에게 2019년 콜마홀딩스 주식을 증여했다.

윤 부회장은 이 증여 계약을 통해 최대주주(30.25%)가 됐고, 지난해 5월 콜마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1남 1녀를 둔 윤 회장은 2019년 당시 딸인 윤여원 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에게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맡겼다.

윤 회장 측은 "증여 전인 2018년 9월 윤 부회장, 윤 대표와 콜마비앤에이치의 향후 지배구조와 관련된 3자 간 경영 합의를 체결했다"면서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업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화장품·제약과 건기식 부문을 각각 경영해 온 남매 간 갈등은 두 달 전 수면 위로 부상했다.

콜마홀딩스가 지난 4월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 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에치 사내이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콜마비앤에이치가 거부한 것이다.

이에 콜마홀딩스 측은 5월 초 대전지방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고 콜마비앤에이치는 "부당한 경영 간섭"이라고 공식 반박했다.


지난달 15일 열린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윤 회장은 "(현재의 경영 형태는)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라며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발언해 윤 대표 편을 들었다.

지난 10일에는 윤 대표가 대전지방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 허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윤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18일 "본소송은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로서 권한을 남용해 합의된 승계구조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데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콜마홀딩스 측은 그동안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으로 사내이사 선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으나 이날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증여 계약 관련 건을 콜마홀딩스 측에 확인한 결과 증여는 조건 없이 진행됐으며, 3자 간 합의서에도 '윤 대표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업경영권'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주사 콜마홀딩스는 전날보다 29.99% 오르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추후 윤 부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식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콜마비앤에이치도 전날 대비 4.28% 올랐고, 한국콜마는 2.0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번 소송으로 윤 부회장이 증여받은 콜마홀딩스 지분 12.82%가 반환될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윤 회장과 윤 대표, 윤 대표 배우자 이현수 씨의 지분을 합치면 29.03%까지 올라가는 반면 윤 부회장 지분은 기존 31.75%에서 18%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한 달튼코리아의 콜마비앤에이치 경영 쇄신 요구가 가족 분쟁에 방아쇠를 당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지주사인 콜마홀딩스 주주인 달튼이 자회사 주가 부양을 위해 경영 개선을 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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