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최현수 제지연합회장
“전기요금 부담…정부 보조금 필요”
“미국 관세가 제지업계에 꼭 나쁘지만은 않을 수 있다.
(더 높은 세율이 부과된) 중국 종이 수출 물량을 우리나라가 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
지난 13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보호무역 정책 대응을 위해 종이 수출량 대비 펄프 수입량이 많다는 점을 한국 정부에 강조했고, 미국 정부에도 해당 내용이 전달된 걸로안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유럽에선 플라스틱 대신 종이 포장재가 늘어나는 만큼, 친환경 포장재를 비롯해 ‘K-종이’ 수출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한국제지연합회 73년 역사 상 최초 여성 회장이다.
지난 2월 제36대 회장으로 선임된지 이제 100일 차다.
그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무게감과 책임을 동시에 느낀다”며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바탕으로 업계에 신선한 시각과 실행력을 보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회장은 고 최화식
깨끗한나라 창업주의 손녀로 현재
깨끗한나라 대표를 맡고 있다.
한경록
한솔제지 대표, 이도균 무림 대표와 더불어 제지업계의 대표적 ‘오너 3세’ 경영인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변화의 시대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수십 년 간 이어져 온 시스템을 개선해 젊은 인재들이 낯설게 느끼지 않고 일하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업계의 당면 과제는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다.
최근 3년 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총 7차례 인상됐다.
올 1분기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깨끗한나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원가 절감과 탄소 저감을 위해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무림P&P는 펄프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인 ‘흑액’을 재생에너지 생산에 활용하고, 태림페이퍼는 폐목재·폐가구를 활용해 스팀과 전기를 만드는 에너지 자회사 전주원파워를 두고 있다.
넓은 공장부지를 이용해
태양광에너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곳도 있다.
최 회장은 “일본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정부가 재생에너지 생산을 적극 지원했다”며 “제지업계의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보조금을 비롯한 정부 도움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사람들이 책 대신 동영상을 보는 시대다.
텍스트 콘텐츠마저 디지털로 출판되며 ‘종이의 종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 회장은 “책과 전자책으로 봤을 때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며 “종이책이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쇄용지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일정 수준에서 안정화할 것”이라며 “인쇄용지에 투입했던 생산력을 어떤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전환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할지가 업계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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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한국제지연합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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