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폭격 아닌 ‘참수작전’…이스라엘, 이란 지휘체계에 화력집중

친이란 반군 세력 후티 지지자들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공직자들의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선 모습.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에 나선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지휘체계 파괴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이란 전역에서 이뤄진 이스라엘의 공습 작전은 단순한 이란의 핵시설 파괴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군 수뇌부를 제거한 참수 작전이란 평가가 국제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공격 중 이란의 역내 군사 전략을 주도하는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을 사살했다.

또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책임지던 혁명수비대의 아미르 알리 하지다데 대공 사령관과 공군 무인기 부대 사령관 타헤르-푸르 등 고위 지휘관 20명이 살해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이스라엘이 그간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고위 지도부를 상대로 벌여 온 ‘참수작전’과 형태가 유사하다.

이스라엘은 높은 정보력과 정교한 첩보 작전, 무기력을 기반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최고 지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며 이들 무장세력의 의사결정 체계를 파괴한 바 있다.


그 결과 현재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입지는 크게 약화했고, 가자지구 전쟁 이전에 하마스를 이끌던 지도부 인사들은 대부분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이어 이란을 상대로도 이 같은 지휘체계를 뒤흔드는 시도에 나선 것으로 판단한다.


13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건물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뒤 무너진 모습.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전직 이스라엘 안보 보좌관을 지낸 야아코브 아미드로르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의사 결정 체계를 불구로 만들고 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헤즈볼라를 상대로 이미 이를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보호재단(FDD)의 마크 두보위츠 대표도 WSJ에 이란을 노린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상징적인 공격이 아니”라며 “이는 이란의 핵 두뇌 집단과 지휘 기반을 노린 참수작전”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서 이란의 주요 핵·군사 시설뿐 아니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지휘하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돕는 이란의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을 목표로 삼았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핵 과학자들도 목표로 포함됐다.


WSJ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란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 테헤란의 핵심 지도부 인사들을 추적해 왔다고 보도했다.

모사드를 동원해 이란 내부에 공격용 드론을 비롯한 유도용 무기들을 몰래 들여놨고, 이를 이용해 공격 직전 이란의 방공망과 미사일 시스템 등을 무력화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이란 핵시설과 미사일 무기고, 방공 시스템은 물론, 이란 고위 엘리트 인사들이 주로 사는 테헤란 북부의 고급 주거 단지 등에도 폭격을 진행했다.


한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향후 2주간 추가 공습이 계획돼 있다며 이는 이란 정권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도록 압박하거나 혹은 피해가 누적돼 정권 기능이 아예 마비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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