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드론(무인기)을 다루는 전문부대를 최대한 빨리 창설하고 전장에 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대규모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내부 공군기지를 공격한 것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언론인 리아노보스티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27~2036년 군사 프로그램 회의'에서 "우리는 현재 드론 부대를 별도 병과로 창설 중"이라며 "이를 높은 수준으로 신속하게 개발하고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어떤 드론 전략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도 밝혔다.
드론은 3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측 주요 무기로 사용돼왔는데 이를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우리가 뒤처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런 힘을 만들어내기 위해 경험을 쌓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일 일명 '거미줄' 작전이란 이름으로 소형 드론 수십 대를 보내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4곳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습으로 러시아의 전략 정찰기 등 항공기를 40대 넘게 피격했다고 보고 있다.
70억달러(약 9조5900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히고 러시아가 보유한 전체 장거리 폭격기 가운데 34%를 타격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러시아는 일부 항공기가 손상됐을 뿐 파괴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에 일격을 당한 푸틴 대통령이 군사전략 회의에서 드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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