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만족한 옷, 아이도 입힌다”
스파오 성공공식 입히자 키즈도 ‘쑥’
성인에서 검증된 디자인 미니미 출시
뉴발란스 키즈 상품개발전략 적중
러닝샌들 ‘프리들’은 오픈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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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오 키즈 |
이랜드월드(대표 조동주)가 30년간 이어온 ‘패밀리 브랜드’ 전략으로 성인 · 키즈 패션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패밀리 브랜드란 자사의 유명 브랜드를 활용한 제2브랜드 혹은 새끼 브랜드 등을 말하는 것으로, 특히 의류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구매 결정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특히 아동복 시장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아예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과 비교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도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랜드는 단순히 ‘아이용 옷’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가족 단위의 소비자들이 다 함께 만족할 수 있도록, 성인복 브랜드의 콘텐츠나 인프라 등을 활용한 다양한 전략을 아동복 브랜드에도 입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랜드에서 전개하는 키즈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스파오키즈’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스파오키즈의 올해 1~4월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母) 브랜드인 스파오도 20% 가량 성장했다.
업계 불황 속에서 이례적으로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스파오키즈가 ‘고객이 반응하는 제품’을 만드는 방식은 스파오와 동일하다.
이랜드의 빅데이터팀을 활용해 트렌드를 빠르게 분석하고 제품에 즉시 반영하여 2일만에 국내 생산 기지에서 소량 생산하여 일부 매장에서 고객 반응을 살핀다.
이후 반응이 좋으면 해외 생산 공장에서 5일만에 대량 생산해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속도감 있고 적중도 높은 운영 시스템은 키즈 라인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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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오 키즈 |
성인에서 검증된 디자인·소재·콜라보까지 미니미로 출시
스파오에서 반응이 좋았던 제품은 키즈용 ‘미니미’ 제품으로 빠르게 확장한다.
그래픽 티셔츠, 푸퍼 패딩, 배색 바람막이처럼 이미 검증된 디자인과 소재를 활용해 사이즈만 줄이되, 키즈 라인에서는 아이들이 선호하는 핑크, 옐로우, 블루 등 컬러를 추가하거나 세트 구성으로 제안하는 식이다.
‘부모가 먼저 써보고, 아이에게도 입히는’ 흐름은 자연스러운 연쇄 구매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해 스파오 성인 라인에서 반응이 좋았던 모달 내의를 올해 스파오키즈에서 출시하자 “촉감에 예민한 아이가 이것만 입으려고 한다”는 재구매 후기가 쏟아졌다.
상하의가 세트로 된 3~4만원대 제품도 높은 가성비에 꾸준히 반응이 좋다.
부모의
코디 고민 없이 외출 준비를 끝낼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이끌었다.
‘미니미’ 수요에 스파오키즈 ‘샵인샵’ 매장 오픈 요청 쇄도… 온라인 ‘패밀리 위크’도 호응
스파오키즈는 현재 전국에 단독 매장과 스파오 샵인샵 형태로 운영 중이다.
스파오키즈 관계자는 “스파오키즈 샵인샵 매장에서는 성인용 옷과 함께 비슷한 디자인의 키즈 ‘미니미’ 옷을 구매하는 부모 고객이 굉장히 많다”며 “키즈 매장이 없는 스파오 매장에서는 키즈 입점 요청이 쇄도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 매장에서 온가족 옷 쇼핑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도 성인·키즈 제품을 한데 모은 콘텐츠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네이버에서는 ‘패밀리위크’ 캠페인을 통해 스파오와 스파오키즈를 묶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한다.
네이버 채널에서 스파오키즈의 매출 비중은 스파오의 30% 수준이다.
작년 스파오키즈의 매출 비중은 스파오 전체의 12% 수준이었다.
스파오키즈는 이랜드의 취향 육아 플랫폼 ‘키디키디’에서도 상품 상세 페이지에 패밀리룩 중심 연출 이미지를 선보이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 최초 ‘뉴발란스 키즈’ 론칭해 성공시킨 비결… 엄빠 열광한 신발 ‘아이용 샌들’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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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발란스 프리들 |
이랜드의 또 다른 키즈 브랜드 ‘뉴발란스 키즈’도 패밀리 브랜드 전략을 적극 펼치며 키즈 브랜드국내 1등으로 올랐다.
이랜드는 뉴발란스를 국내에서 전개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뉴발란스 키즈’를 단독 론칭했다.
이후 키즈 브랜드의 정체성을 단순히 성인용 축소판으로 접근하지 않고, 아이들의 생활 방식과 부모의 구매 패턴에 맞춰 기획·매장 경험까지 재설계해왔다.
특히 상품 기획 측면이 돋보이는데, 대표 사례로는 ‘프리들’을 꼽는다.
프리들은 뉴발란스의 스테디셀러 ‘530’ 시리즈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든
하이브리드 러닝 샌들로, 출시 직후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올해 4월에 진행된 최근 2차 발매일에도 일부 매장에서는 오픈런이 일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메리제인과 운동화의 장점을 결합해 ‘예쁘고 안전한’ 자녀의 여름 신발을 찾는 수많은 부모들의 선택을 받았다.
해당 제품 또한 뉴발란스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트렌드 조사를 거친 뒤, 글로벌 본사에 거꾸로 역제안해 상품을 복각·출시한 사례다.
이외에도 뉴발란스키즈는 1906, 878, 740 등 성인 라인의 인기 러닝화 시리즈를 아이들의 착화 특성에 맞춰 복각·출시하며 키즈 스니커즈 시장 전반에서 반응을 이끌고 있다.
예컨대, 키즈용 740 시리즈는 아이들이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도록 탄성 있는 신발끈과 통기성 좋은 이중 메쉬 소재를 적용해 기능성을 높였다.
이랜드 관계자는 “단순 수입 유통을 넘어 브랜드 주도권을 갖고 기획-생산-마케팅까지 주도하는 뉴발란스의 운영법이, 키즈 브랜드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됐다”고 전했다.
이랜드는 이미 이랜드-이랜드주니어, 헌트-베이비헌트-헌트이너웨어 등 1990년대부터 패밀리 브랜드들을 운영해왔다.
실제로 1996년 8월 매일경제 기사에서도 이랜드는 ‘패밀리 브랜드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소개된 바 있다.
로맨틱한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여성복 브랜드 로엠과 공주 원피스로 유명한 여아 브랜드 로엠걸즈는 지금도 30년 이상 운영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이어진 ‘패밀리 브랜드’ 전략이 현재 키즈 브랜드를 육성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성인-키즈 브랜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과 콘텐츠를 강화해, 가족 모두가 함께 찾는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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