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라오 먹고 헤이티 마셔요”…C-프랜차이즈의 한국 공습

한국 시장 파고드는 中 프랜차이즈
밀크티·훠궈 열풍, C-프랜차이즈가 주도
무비자 입국에 불붙은 중식 열기

11일 방문한 헤이티 홍대점. [변덕호 기자]
#30대 직장인 하모씨는 최근 중국 여행을 다녀온 뒤 중국 음식에 푹 빠졌다.

친구들과 만날 때면 중국 훠궈 전문점 ‘하이디라오’를 방문하고, 식사 후에는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에 들러 디저트를 즐기기도 한다.

그는 “한국에서도 중국 여행에서 맛봤던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자주 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종종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리·테무 등 ‘C-커머스’(중국 이머커스)의 국내 시장 진출에 이어 하이디라오(Haidilao)·헤이티(HEYTEA) 등 ‘C-프랜차이즈’도 활발하게 한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양국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양국 소비자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관광객 수요를 겨냥한 중국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인기를 끌고있다.

‘마라탕 붐’에서 시작된 중국 음식 유행은 훠궈, 중국 밀크티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날 오후 기자가 방문한 서울 마포구 헤이티 홍대점에는 더위를 피해 음료를 마시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평일 낮 시간대인데도 불구하고 20여명의 손님들이 음료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섰다.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외국인 손님들이 유난히 많았으나, 한국인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20대 한국인 대학생 김모씨는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홍대 놀러왔다가 너무 더워서 헤이티를 마시러 방문하게 됐다”며 “중국 여행 때 한번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한국에도 지점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헤이티. [사진 = 헤이티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헤이티는 2012년 중국 광둥성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현재 홍콩·마카오·싱가포르 등 전 세계 300여개 도시에서 34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3월 서울 강남 압구정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같은 해 7월 홍대에 두 번째 지점을 오픈했다.

현재 서울 명동·건대·가로수길 등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지에선 4000원대에 마실 수 있으나, 한국에선 6000원 후반대에 판매되어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다.

버블티 브랜드 ‘공차’ 제품이 5000~6000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비싸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헤이티를 찾는 손님들은 끊임없이 느는 추세다.


11일 오후 방문한 하이디라오 홍대점. [변덕호 기자]
중국 대표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 역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매장 수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이날 방문한 하이디라오 홍대점은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손님들이 붐비진 않았다.

그러나 저녁 시간대 예약은 이미 다 찬 상태였으며 현장 대기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했다.


주말의 경우 대기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이곳에서 만난 하이디라오 직원은 “평일 저녁에도 예약은 어렵다.

몇 주 전부터 예약이 들어오기도 한다”면서 “주말의 경우에는 3~4시간은 기다리셔야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1400여개 매장을 운영하던 하이디라오는 2022년 6월 기준 약 1435개까지 늘렸다.

중국 본토에만 1310개, 중화권 국가인 홍콩·마카오·대만,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에 10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하이디라오 매장. [EPA = 연합뉴스]
한국에서도 하이디라오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세다.

현재 △명동점 △강남점 △홍대점 △건대점 △영등포점 △대학로점 △부산점 등 전국 주요 상권에 총 7개 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어느 매장할 것 없이 대기 시간이 긴 만큼 인기가 높다.


중국의 무비자 정책으로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하이디라오와 같은 중국 외식 브랜드들이 이 같은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으로 여행이 한결 편해지면서 중국 음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자연스레 늘었다”면서 “그런 영향으로 중국 프랜차이즈들이 점점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한 C-프랜차이즈의 확대는 국내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중국 프랜차이즈의 한국 시장 진출에 국내 업체들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프랜차이즈가 국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진 않으며, 훠궈나 밀크티 같은 메뉴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라 당장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식문화 트렌드가 바뀌고 중국 기업들의 시장 공략이 더욱 본격화할 경우, 결코 가볍게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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