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 수시채용하던 에쓰오일
사측 내부 결정으로 전면 중단
정유업계 한파, 예상 보다 혹독
 |
에쓰오일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
에쓰오일(S-OIL)이 최근 지방직 소매영업 직군 수시 채용을 인적성검사까지 진행한 뒤 돌연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정유업계 업황 부진이 심화되면서 ‘정유업계 한파’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지방직 소매영업 직군 수시 채용을 인적성검사까지 진행한 뒤 돌연 중단했다.
서류전형 및 인적성 검사까지 완료했으나, 이후 사측 내부 결정으로 해당 채용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에쓰오일 측은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부득이하게 채용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채용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채용업계 관계자는 “채용 계획을 세우고 공고를 내는게 하루 이틀 준비해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내건 공고가 중단된 건 꽤나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정유업계 수익성 악화에 따른 여파로 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정제사업에서만 약 56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수요감소로 정제마진이 하락한 영향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기본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코로나19 이후 회복기에 한때 배럴당 10~15달러 수준까지 오르며 ‘정유업 호황기’를 견인한 바 있다.
다만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정유업 전반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에쓰오일 외 정유사들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은 363억원으로 전년 동기(5911억원) 대비 무려 94% 급감했다.
HD현대오일뱅크 정유 부문도 1분기 영업이익이 385억원으로 82% 감소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상 인적성검사까지 진행한 채용을 중단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현재 정유업황이 단순한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비용 구조 자체에 영향을 주는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