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방문한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이곳은 배터리 양극재 전 단계의 물질인 전구체를 총 10개 생산라인을 통해 연간 4만5000t을 제조하는 시설이다.


이날 열릴 공장 준공식에 앞서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전구체 제조에 있어 가장 핵심인 '반응공정'이 탱크 내에서 쉼 없이 돌아가는 것이 보였다.

니켈·코발트·망간 등 고체 원료가 순수(純水)에 용화된 용액이 접시 모양의 반응기 탱크로 이동해 전구체로 결정화하고 있었다.


포스코퓨처엠 현장 관계자는 "고객인 셀사가 요구하는 양극재의 조성 비율과 입도는 대부분 전구체 단계에서 결정된다"며 "전구체는 사실상 배터리의 밀도 등 성능을 결정짓는 공정"이라고 말했다.


이곳 광양 전구체 공장은 2022년 12월 착공 후 2024년 5월 시운전을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시험생산(DOE)을 거쳐 지난 5월부터 본격 가동됐다.

이날 광양 율촌산업단지에서 열린 준공식을 기점으로, 광양 전구체 공장은 고객사에 제품을 정식으로 공급할 채비를 마쳤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포스코퓨처엠은 '원료-전구체-양극재'에 이르는 자급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중국산 전구체 의존도가 90%에 달했는데, 양극재 제조 핵심인 전구체 밸류체인을 내재화해 공급망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게 됐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FEOC(해외우려기관) 조항에서 자유로운 '비중국·적격' 전구체 생산이 가능해진 점도 의미가 크다.

올해부터 중국산 전구체를 사용하면 미국시장에 판매하는 배터리에 FEOC가 적용돼 IRA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의 핵심 원료인 니켈을 포스코홀딩스 자회사에서 공급받는 만큼 FEOC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

비중국산 니켈을 가공한 원료를 바탕으로 포스코가 고순도 황산니켈로 만들고, 이를 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공장에 공급하는 구조다.

원료부터 이미 '탈중국'에 성공한 만큼 'IRA 걱정' 없는 소재를 공급할 길이 열린 셈이다.


이날 현장 질의응답에서 이소영 에너지소재기획그룹장은 "광양 전구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량이 IRA 적격 제품"이라며 "캐즘 시기 속에서도 추가적인 고객 확보를 위해 OEM, 셀사들과 쉬지 않고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광양 전구체로 제조된 양극재 전량은 미국에 있는 얼티엄셀즈(GM·LG에너지솔루션 JV)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 그룹장은 "캐나다 퀘벡에서도 전구체 생산을 검토 중"이라며 "광양 내 추가로 확보해 둔 용지가 있어 전구체 공장 증설 가능성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광양 한재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