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리바트 성수동 팝업에서 공방 클래스가 열리고 있다.

현대리바트


지난 8일 서울 성수동을 방문한 박성진 씨(28)는 줄줄이 들어선 패션 팝업스토어들 사이에서 현대리바트를 발견하고 들어가 봤다.

박씨는 "성수동에 자주 오는데 가구 팝업스토어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가구는 그냥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스케치를 그리고 원목 뼈대에 천을 입혀 완성되는 제작 과정을 보니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오는 29일까지 운영하는 현대리바트 성수동 팝업스토어에는 지난 주말에만 1800명이 넘게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일반 매장과 달리 가구를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가구 디자이너가 꽃잎이나 폭포, 신전 등에서 영감을 받아 스케치한 작업물과 해당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 가구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다.


지난 주말에는 수제가구·공예품 업체 12곳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을 열어 공방에서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했다.

공식 온라인몰 내 공방 전문관에 입점한 수제가구·공예품 공방작가들과 함께 만드는 코스터, 플레이트, 도자기 클래스 등 참가비 1만~2만원을 내고 들을 수 있는 원데이클래스도 진행돼 고객의 큰 관심을 받았다.


현대리바트가 이런 팝업스토어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MZ세대를 타깃으로 브랜드 가치관을 알리고 경험하게 하기 위한 오프라인 행사 차원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한 것은 최근 MZ세대 소비력이 커지는 움직임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현대리바트는 MZ세대를 겨냥해 '트렌디 라인'이라는 해외 가구 전문관을 운영하는데, 이 전문관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배나 급증했다.

영캐주얼 콘셉트 중 MZ세대 취향에 맞는 가구와 소품만을 골라 선보인 결과다.

올해 1~4월 월평균 매출 신장률도 40%에 달했다.


2030세대는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나만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 퍼시스가 최근 성수동에서 '리얼미앳오피스'라는 브랜드 캠페인을 내세우며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퍼시스는 '2535 직장인'을 주 고객층으로 삼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의 업무 스타일을 알아보는 공간을 운영했다.

온라인 이벤트로 진행한 '리얼미 테스트'에는 4만여 명이 참여했고, 팝업스토어에는 1만명 넘는 방문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호기심이 호감과 충성도로 이어지는 MZ세대 소비자를 잡으려고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는 곳도 늘고 있다.

신세계까사의 프리미엄 수면 브랜드 '마테라소'는 지난 1일까지 MZ세대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디자이너 김해김과 손잡고 '드리머 앤 더 베드' 전시를 진행했다.

안데르센 원작 동화 '공주와 완두콩'을 모티브로 5개의 매트리스를 쌓아 올려 연출한 전시존이 포토존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LX하우시스 팝업에 벽지로 만든 의상들이 전시돼 있다.

LX하우시스


LX하우시스가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북촌에서 블랙핑크의 한복 의상을 디자인한 업체로 유명한 오우르와 함께 진행한 팝업스토어에도 1만6000명 이상이 몰려 깜짝 흥행했다.

당시 팝업스토어에는 벽지 패턴으로 만든 의상을 전시하고, 내 이미지로 패션 화보를 만드는 체험 등을 진행해 MZ세대의 방문이 주를 이뤘다.


1·2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인한 이사나 리모델링 수요 감소 같은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

취향이나 경험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특성도 강하다.

인테리어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선호한다"며 "MZ세대와 접점을 넓히려는 업계 트렌드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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