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에서 중국 기업들이 신기술을 도입하며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국내 기업들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행보에 위기감이 커진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차이나스타)와 비전옥스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기존 ‘FMM’(정밀 금속 마스크·Fine Metal Mask) 방식뿐 아니라 ‘FMM-Free’ 기술을 최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
CSOT와 비전옥스는 한국 기업의 증착 기술과 달리 FMM-Free OLED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재료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장비 투자를 줄여 기존 대비 생산 비용을 25% 줄이고 있다”고 트렌드포스 측은 전했다.
FMM은 OLED 디스플레이의 고화질 구현에 핵심적인 기술로, 색상별 OLED 유기물질(발광재료)을 정확히 원하는 픽셀 위치에 증착하는 방식이다.
다만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대형 OLED엔 사용하기 쉽지 않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과 차별화된 기술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또 비전옥스는 자사 독자 기술인 ViP(비전옥스 지능형 픽셀화 기술)를,
CSOT는 잉크젯 프린팅 OLED를 통해 관련 분야를 개척 중이다.
CSOT는 자체 개발한 잉크젯 프린팅 OLED 디스플레이를 의료 모니터용으로 지난해 말부터 양산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사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자체 기술을 적극 상용화하며 틈새 시장을 노리는 모습”이라며 “특히 혁신과 대량 생산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2~3년내 OLED 시장에서 한국의 생산량을 추월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오는 2027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생산 능력은 한국을 역전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부터 인재 육성 등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인해 중국 업체들의 추격적은 더욱 거셀 것이라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로 보면 1위는 삼성디스플레이(40.9%), 2위는
LG디스플레이(19.0%)로 절반 이상을 국내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3위인 중국 BOE(18.5%)와 2위
LG디스플레이 간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같은 중국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차세대 OLED 기술 관련 투자에 더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중소형 OLED와 차량용 OLED에 집중 투자하는 행보가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공장에 7000억원 규모의 OLED 신기술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차세대 중소형 OLED 투자를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는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처음으로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인 ‘컴퓨텍스’를 찾아 업계 최고 수준의 OLED 기술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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