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런던서 미중 무역회담
희토류 수출재개 최대 쟁점
美보다 유럽 우선공급 시사

[사진 =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2차 고위급 무역회담이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지렛대로 협상력을 키우면서 기존의 공격·수비 구도가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공급망 전반에 연쇄 충격을 가할 수 있는 희토류 카드로 이른바 밀당 전략을 펼치면서 중국이 전례 없는 협상 우위에 섰다는 분석이다.


중국 외교부는 7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8일부터 13일까지 영국을 방문한다며 미국과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 첫 회의를 연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국 간 이뤄진 합의 내용을 다루는 첫 후속 회의이자 지난 2월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 이후 두 번째 고위급 회담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영국 런던에서 중국 대표단과 무역 합의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다.

미·중은 지난달 ‘제네바 합의’를 통해 희토류 수출 제한을 비롯한 비관세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후 중국이 수출통제를 해제하지 않고 있다며 합의 위반을 주장했고 중국은 미국이 대중 제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시진핑 주석과 전화 통화 이후 가장 먼저 언급한 것도 희토류다.

당시 그는 “희토류 제품의 복잡성에 대한 어떠한 질문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합의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다음날에는 “시 주석이 희토류 광물 공급을 다시 시작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희토류 언급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카드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진찬룽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지난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희토류는 중국이 손에 쥔 비장의 카드”라며 “미국은 희토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희토류를 특별히 언급한 점도 그가 이 문제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이 이 카드를 매우 효과적으로 꺼냈음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전화 통화를 요청한 것도 희토류 때문이라고 봤다.


희토류 카드의 협상력이 커진 데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가공의 90% 이상을 담당한다.

수출통제가 지속되면 미국 제조업 타격은 불가피하다.

또 중국이 희토류 연관 산업에서 기술 우위에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다.


국가별 통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점 역시 미국을 압박하는 부분이다.

유럽연합(EU) 사례가 대표적이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지난 3일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과 만나 희토류 수출통제 등을 논의했다.

이후 상무부는 조건을 갖춘 경우 녹색통로(패스트트랙)를 구축해 대EU 희토류 수출을 신속 처리하기로 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로 미국뿐 아니라 EU 등의 자동차 업체들은 희토류 자석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EU 측 기업들은 수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달라며 중국 상무부에 요청해왔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희토류와 관련해 조건부로 수출 허가를 내주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상무부는 “로봇·전기차 산업 발전에 따라 각국의 희토류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음을 주목한다”며 “중국은 각국의 수요와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을 심사하고 있고 관련 국가와 소통을 확대해 합법적 무역을 촉진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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