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머스크' 빼고 UFC 직관한 트럼프 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푸르덴셜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를 관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격투기 선수 션 오말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관람에는 평소 UFC 경기를 함께 관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고 권력자'와 '세계 최고 갑부' 간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등을 돌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급기야 '엡스타인 문건'까지 거론하며 트럼프의 역린을 건드렸다.


머스크 CEO는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와 자신의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며 손절을 선언했다.

또 머스크가 야당 의원들을 후원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갈등이 폭발한 것은 시점상 지난 5일이었지만 6일 새벽 머스크 CEO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 문건 간 연루 의혹을 제기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엡스타인 문건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착취와 인신매매, 성매매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문서다.


머스크가 엡스타인 문건을 언급한 건 단순 말다툼 차원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대의 정치적 파장을 가하려는 중대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7일 NBC 인터뷰에서 "그건 오래된 뉴스"라며 "이미 수년간 이야기돼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엡스타인의 변호사조차 내가 아무 관련이 없었다고 말했다"며 "오래된 뉴스"라고 반박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 등으로 2019년 수감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월가의 큰손이다.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 문건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영국의 앤드루 왕자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문건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엡스타인의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머스크의 이러한 주장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 소속 스티븐 린치·로버트 가르시아 연방 하원의원은 팸 본디 법무부 장관과 캐시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엡스타인 문건을 더 빨리 공개하고 머스크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액시오스가 전했다.


현재 법무부와 FBI는 남은 문서를 공개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관련자 명예훼손 우려로 공표 시점은 불투명하다.


그러나 미국 법조계에서는 이미 사건의 핵심 당사자가 사망해 실체 규명이 어려운 만큼 엡스타인 추문이 다시 확대된다고 해서 현직 대통령에게 심각한 사법 리스크를 야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민감한 엡스타인 문건까지 건드린 데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4월 중순 머스크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임시 국세청장 후보 인선을 두고 갈등을 벌인 사건은 유명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의 선택을 지지하기로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 스티브 배넌에 따르면 머스크와 베선트 두 사람이 오벌오피스에서 나와 몸싸움을 벌였고 머스크는 웨스트윙에서 쫓겨났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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