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와 전장 사업을 앞세워 기업 간(B2B) 사업 공략에 나섰다.

중국산 저가 공세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무게 축을 기업과 소비자 간(B2C) 사업에서 B2B로 옮기는 모양새다.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내 HVAC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열 관리 솔루션 개발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 조직인 '데이터센터냉각솔루션 TDR'을 신설했다.

TDR은 종전 기술을 '분해 및 재설계(Tear Down & Redesign)'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ES사업본부 내 연구개발 태스크포스 신설은 AI 데이터센터 열 관리 솔루션의 수주·공급을 전담하는 'DC솔루션 태스크포스'에 이어 두 번째다.

또 경기도 평택에 있는 칠러 공장에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를 마련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시장 맞춤형 기술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고객과 함께 만들어 가는 해답"이라며 철저한 고객 중심 사고를 주문했다.

B2B 사업은 일방적인 제품 공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실제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오는 7월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과 함께 일본 도쿄에 있는 혼다 본사를 방문한다.

이들은 고객사만을 위한 전장 부품과 솔루션을 소개하는 비공개 기술설명회를 연다.


LG전자가 HVAC와 전장을 앞세우는 이유는 장래가 밝아서다.

이달 iM증권은 올해 LG전자 내 VS사업본부가 매출 11조4640억원·영업이익 2950억원, ES사업본부가 매출 9조7710억원·영업이익 8060억원을 각각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치대로 실적을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이 1조1010억원으로 전년보다 40% 가까이 상승한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우려로 수요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TV 부문은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도 "신설 ES본부의 서프라이즈 실적 등이 수반된다면 낮은 밸류에이션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B2B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만큼 수년 내에는 이들 사업이 생활가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LG전자는 6년 만에 사업본부를 재편하면서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LG전자가 정체성을 새롭게 했다고 평가할 만한 조직 신설이었다.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HVAC 사업을 키우기 위해 별도로 만들었다.

HVAC는 냉난방·실내 온도·공기 질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다.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전 세계 HVAC 시장 규모는 2024년 2319억달러에서 2033년에는 3569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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