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1호 행정명령
비상 경제 점검TF 지시
통계청 5월 소비자물가 동향
가공식품, 전월比 4.1% 상승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아
계엄 이후 가격 인상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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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진 가운데 ‘물가 안정’이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국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 압박과 물가 억제 기조 사이에서 난처한 처지에 놓인 상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식품 업체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어느 정부 때나 그렇듯 집권 초기에는 다른 때보다 더욱 물가 안정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계속해서 오름세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4.1% 올라 전체 물가를 0.35%P(포인트) 끌어올렸다.
2023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식물가 역시 지난해 대비 3.2% 상승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계엄 사태 이후 반년새 가격을 올린 식품·외식업체들이 6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의 평균 인상률은 8.5% 안팎으로, 가공식품과 프랜차이즈 외식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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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식음료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탄핵 정국부터다.
윤석열 정부에서 업체들에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했는데, 탄핵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간 억눌렸던 인상분이 터져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커피,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부터 라면, 우유, 아이스크림 등 식음료 업체까지 줄지어 가격 인상에 나섰다.
특히 소비자 체감상 큰 부담을 느낄 정도로 급격하게 가격을 올린 품목도 있다.
동서식품은 대선 나흘 전에 맥심 모카골드 가격을 9% 올렸다.
불과 6개월 만에 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농심 역시 지난 3월 신라면과 새우깡 등 17종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이달 들어 스프 가격도 인상했다.
롯데웰푸드도 8개월 새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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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그러나 업계에선 고환율, 원재룟값 상승 등 여파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계속해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주요 원재료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생산비 부담이 커졌다”면서 “기업으로서도 더는 가격을 동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원가 구조를 감안하면 일부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가능한 한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새 정부의 시작과 함께 물가 잡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를 바로 가동하겠다”며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정부의 경제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서기 전 가격 인상한 곳이 많아 당장 가격을 올리는 업체가 많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원재룟값이 계속해서 오르기 때문에 인상은 불가피하다.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 수위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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