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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단백질 음료 시장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백질 함량 10g대인 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과거와 달리 무려 40g대 단백질이 함유된 드링크까지 출시되면서 국내 단백질 음료 시장이 확대하는 양상이다.

달걀로 환산하면 무려 7구 이상에서 얻을 수 있는 단백질이 담긴 음료들이다.

단백질 음료 시장의 덩치가 커지는 가운데 시장이 여러 군으로 쪼개지고, 각 영역이 더 전문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달 350㎖ 한 병에 43g의 단백질이 담긴 초고단백 음료 '테이크핏 몬스터'를 출시했다.

이는 국내 단백질 음료 제품 중 최대 함량치다.

43g의 단백질을 닭가슴살로 환산하면 약 145g, 달걀로 환산하면 7.6개에 달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최근에는 '초고단백' 제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시장 내 선도적 위치를 점하기 위해 이번 제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이 정조준하고 있는 건 초고단백 음료 시장을 제일 먼저 열어젖힌 오리온의 고함량 단백질 전문 브랜드 '닥터유프로'다.

오리온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단백질 40g을 담은 '단백질드링크 40g'을 출시하며 고단백 음료 시장의 시작을 알렸다.

드링크제 한 팩 기준 닭가슴살 2개 혹은 달걀 6.5개 분량의 단백질을 담았다.


또 다른 한편에선 초고단백 음료와는 반대로 목넘김의 편함을 강조한 음료도 성장 중이다.

대상웰라이프의 '뉴케어액티브골든밸런스'(15g), 매일유업의 '셀렉스 프로틴 음료 오리지널'(8g) 등은 단백질은 비교적 적게 담았지만 목넘김은 한결 편하도록 만들어졌다.



남양유업 '테이크핏 몬스터'

얼음컵에 담아 마실 수 있는 파우치 형태의 '테이크핏 아쿠아'(10g)도 목넘김을 위해 단백질을 덜어낸 남양유업의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단백질 함량이 높아질수록 텁텁하고 끈적한 맛이 강해지고, 특유의 비린 맛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 제품은 불편감을 줄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저함량에서 초고함량 단백질 제품으로 트렌드가 이동 중"이라며 "한국에서도 소비자들이 20g 함량을 낮다고 느껴 음료에 단백질 파우더를 추가하는 사례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맞춰 시장에서 반응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고단백 음료가 개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사들이 단백질 음료에 공들이는 건 시장이 그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아침식사 대신 단백질 음료를 마시는 2030세대는 물론 초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서 근육량 감소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 제품을 찾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 규모가 2018년 813억원에서 지난해 4500억원으로 5배 성장했으며, 2026년까지는 8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단백질이 기초체력 증진과 다이어트에 핵심이라는 인식이 젊은 층을 넘어 중년층으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시장 초기인 2021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단백질 음료 제품은 6종에 불과했지만, 올해 60종 이상으로 10배가량 늘었다.

편의점은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주요 채널이다.

젊은 세대 사이에선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후 단백질 음료는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유제품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 음료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오리온 '닥터유프로 단백질 드링크40g'

단백질 음료를 제일 먼저 출시한 업체는 매일유업이다.

2018년 '셀렉스'를 선보였다.

시장이 예상보다 커지자 2020년 일동후디스가 합류했다.

이후 빙그레, 남양유업, 대상웰라이프, 오리온 등도 줄줄이 뛰어들었다.

이 시장을 매출 규모를 키울 블루오션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편의점도 자체브랜드(PB) 단백질 음료를 내놨다.

CU는 프로틴 쉐이크 3종(초코·인절미·밀크티)을 올해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에는 단백질이 20g 이상 함유돼 있다.

남양유업오리온에 비하면 적다.

다만 운동 전후 식사대용식을 콘셉트로 한 만큼 상품을 분말 형태로 파우치에 담아 편리성을 높였다.


식품 업계는 단백질 음료의 춘추전국시대가 향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제품은 일동후디스의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와 남양유업의 '테이크핏'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 모델을 기용할 정도로 단백질 음료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시장이 그만큼 급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백질 섭취 시 조심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과도한 섭취로 인해 필요 이상의 단백질이 인체에 쌓이면 간과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량의 단백질을 한 번에 먹기보다 2~3번에 나눠 섭취해 장기에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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