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장기간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지난해 무더위 속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1만~2만원대 선크림이 프리미엄 제품과의 매출 격차를 벌리며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경쟁력에 스킨케어 기능까지 강화된 선케어 제품들이 소비자 선택을 받으며 글로벌 K뷰티 열풍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선케어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매스(가성비) 제품 판매 비중이 2019년 56.5%에서 지난해 62.8%로 크게 늘었다.

반면 프리미엄 제품 비중은 같은 기간 43.5%에서 37.2%로 떨어졌다.


특히 국내 대표 헬스&뷰티(H&B) 스토어인 올리브영의 선케어 부문 판매 상위권은 대부분 1만~2만원대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구달, AHC, 라운드랩, 닥터지 등이 대표적인 선크림 카테고리 인기 브랜드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액체 제형부터 간편하게 바를 수 있는 스틱 제형, 스킨케어를 겸할 수 있는 세럼 제형까지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고물가로 가성비 뷰티가 인기를 끄는 흐름에 더해, 과거에 비해 선크림의 자외선 차단지수(SPF)와 스킨케어 기능 등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백, 진정 등 부가 기능까지 꼼꼼히 따지며 가격 대비 효과를 분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각종 선크림의 성분, 발림성, 백탁 여부 등을 비교하는 리뷰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SPF면 싸고 기능 좋은 제품이 낫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젊은 층에서는 브랜드보다 '쿨링' '무기자차' '비건'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선크림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이 같은 소비자 수요를 바탕으로 중소 국내 브랜드들도 점유율을 확대하며 해외 고급 브랜드 등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전략과 함께 제품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다양한 제형을 선보이며 틈새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가성비와 기능성을 내세운 K선크림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아마존에서 '조선미녀 선크림'은 카테고리 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자연 유래 성분과 자극 없는 발림성, 합리적인 가격대로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토코보, 믹순, 스킨1004, 달바 등도 선크림으로 해외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선케어 제품은 소모품 특성이 강한 데다 여름철 사용 빈도가 높아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에는 성능에 대한 기준이 상향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와 중소 브랜드 간 품질 격차가 좁혀졌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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