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전략적 연구개발(R&D)과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세금 혜택부터 기술 인재, 물류 인프라스트럭처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춘 싱가포르가 새로운 중심지로 주목받으면서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마이크론을 비롯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싱가포르에 테스트 라인과 R&D센터를 운영하며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큰 후공정 기술 생산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물류 허브로서 경쟁력이 강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해운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췄다.
원재료와 완성 칩의 국제 운송이 쉽고, 정밀한 생산 일정에 맞춰 빠른 대응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평가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청정 제조 환경, 자동화 설비 기반의 산업단지 역시 기업 유치에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도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싱가포르 집중을 가속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외국계 첨단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세제 감면, 장비 도입 보조, R&D 인력 지원금 등을 제공해 투자 매력을 높였다.
인재 경쟁력은 더욱 강하다.
싱가포르엔 국립싱가포르대, 난양공대처럼 내로라하는 세계 상위권 이공계 대학이 밀집해 있다.
영어 기반의 교육 환경 덕분에 외국인 전문인력 유치도 유리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기술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병행해 반도체 R&D 인력이 꾸준히 공급된다.
무엇보다 싱가포르의 지정학적 입지가 강점이다.
이 나라는 반도체 강국 사이에 위치해 물류 효율이 뛰어나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며 미·중 양측에서 기술·자본 투자를 동시에 유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로 꼽힌다.
김현재 연세대 교수는 "미·중 갈등 속에 싱가포르가 반도체 핵심 거점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