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잠입수사에 걸려 체포
미국내 반중인사 테러 사주
스팅어 미사일·드론 밀반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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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관. [AFP 연합뉴스] |
중국 정보기관에 포섭된 영국 출신의 60대 미국 영주권자가 서방제 무기 밀반출과 반중 인사에 대한 테러를 시도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잠입수사에 적발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제출된 공소장을 인용해, 영국인 존 밀러(63)가 최근 미 FBI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밀러는 최소 2년 반에 걸쳐 불법 감시, 테러 모의, 군사기술 밀수 등 광범위한 대외공작을 수행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해 온 LA 지역의 예술인을 공격해달라며 청부업자로 위장한 FBI 수사관에게 최소 10만 달러의 보수를 약속했다.
그는 “그자를 처리해 주면 정말로 큰돈을 줄 것”이라면서 “(야구방망이 대신) 총탄이라면 더 많은 돈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무릎과 발목에 하면 된다.
꼭 총탄일 필요는 없다”면서 “그자를 망가뜨린 다음엔 사진을 찍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한 2023년 11월 시진핑 주석의 미국 방문 당시에는 반중 시위를 방해하기 위해 시위 참가자의 차량 바퀴를 찢고,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 등 조직적 훼방 행위도 벌였다.
시 주석 부부를 비하하는 조각상이 전시되기 전에 구매해 파손한 사실도 밝혀졌다.
더불어 밀러는 스팅어 미사일, 군용 드론, AGM-88E 대레이더 미사일, 대공레이더 체계, 암호화 장비 등 서방 군사물자를 중국에 넘기려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물품은 자동차 부품으로 위장해 홍콩을 경유해 중국에 밀반출하려 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측 인사들을 “두목” 혹은 “큰 두목”이라 지칭했다.
FBI는 이 표현이 시진핑 주석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밀러는 올해 4월 FBI 요청에 따라 세르비아에서 중국 국적자 추이광하이(43)와 함께 체포됐으며, 곧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될 예정이다.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차관은 “이번 사건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노골적 위협”이라며, “미국 내 반체제 인사를 억압하거나 국방체계에 침투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밀러가 주로 거주해 온 영국 켄트 지역 주민들은 그가 “재미있고 친절한 데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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