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고교생, 女육상대회 우승…美서 기록 인정에 ‘갑론을박’

캘리포니아 고등학교 육상 주 선수권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선수가 참가해 시상대에 올랐다.

[사진 = AP통신]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고교 육상선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된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AP통신 등은 캘리포니아주 남쪽 후루파 밸리 고교 3학년인 트랜스젠더 AB 에르난데스가 육상 선수대회 여자 높이뛰기와 3단 뛰기에서 1위, 멀리뛰기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2013년부터 주법에 따라 선수는 자신의 성 정체성과 일치하는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가 트랜스 여성 선수의 출전을 금지하지 않으면 연방 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알리는 등 비판이 확산되면서 주최 측도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연맹은 시범 정책에 따라 트랜스 선수가 메달을 딴 경우에도, ‘생물학적 여성’의 순위를 공동으로 보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에르난데스는 높이뛰기와 3단 뛰기에서 기록상 1위를 기록했지만, 공동 우승자가 됐다.


실패 없이 5피트 7인치(약 170cm)를 단번에 성공한 에르난데스와, 같은 높이를 뛰었지만 한 번의 실패 시도가 있었던 2위 선수는 함께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연맹 측이 에르난데스의 기록을 인정하면서도 생물학적 여성인 차순위 선수 또한 공동 우승자로 인정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3단 뛰기에서도 기록상 우승을 차지했으나, 시상식에서는 2위 선수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연맹은 성명을 통해 “모든 학생 운동선수를 소중히 여기며 캘리포니아 주법을 준수하는 동시에 학생들에게 소속감, 소통, 경쟁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명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전문가는 위 규정이 ‘생물학적 여성’ 선수에게는 자리를 마련해주지만, 다른 트랜스젠더 선수에게는 그렇지 않기에 차별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물학적 여성을 어떻게 정의할지, 경쟁자가 그 정의를 충족하는지 검증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갑론을박인 상황이다.


보수 성향의 캘리포니아 가족협의회(California Family Council)는 기자회견을 열어 “좌절한 선수들을 달래기 위해 특별한 예외 조항과 뒷문 규칙을 변경해야 한다면, 그건 평등이 아니라 자백일 뿐이다”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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