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진짜 회사 문 닫겠다”…철강업계 임단협, 올해 유독 살얼음판인 까닭

[사진출처=연합뉴스]
올해 철강업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은 그 어느 해보다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철강사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올해 임단협에서는 예년보다 더 치열한 협상과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지난 14일 포스코 본사 12층 대회의장에서 ‘2025년 임금·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개최하며 임단협 교섭을 공식 시작했다.

이후 지난 22일 전남 광양 포스코홍보관에서 임단협 1·2차 본교섭을 잇따라 열었다.

차기 교섭 예정일은 6월 4일로 알려졌다.


올해 포스코노동조합의 요구안은 ▲임금 베이스업 7.7% ▲철강경쟁력 강화 공헌금 300% ▲자사주 15주 지급 ▲정년 연장 ▲의료비 지원 제도 신설 등이다.

이는 전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마련된 것으로 산업안전, 복지, 고용 안정 등 다양한 이슈까지 포괄하고 있다.


다만 올해 포스코의 실적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4370억원, 영업이익 5680억원, 당기순이익 34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4%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7%, 44.3% 줄었다.


철강 부문은 판매가격 상승과 원가절감 효과로 영업이익이 45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4.7% 증가했지만 생산 및 판매량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 보호무역 강화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남은 2~4분기 실적 역시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제철 역시 실적 부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5635억원, 영업손실 190억원, 당기순손실 5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5%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건설경기 위축 등 수요산업 부진과 파업 영향으로 제품 판매량이 줄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특히 현대제철은 올 초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직장 폐쇄와 비상 경영까지 선포하며 노사 갈등이 극에 달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2024년도 입단협 역시 올해 4월이 돼서야 합의안을 도출하는 등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올해 임단협은 실적 악화와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노사 모두에게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이 감돌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주요 철강사들은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신중한 균형과 빠른 타협이 절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와 글로벌 경기 침체,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철강사들의 실적이 악화된 만큼 임단협 교섭 역시 예년보다 훨씬 어렵게 흘러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레 나온다”며 “노조의 요구와 사측의 현실적 한계가 맞부딪힐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대한 교섭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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