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10분기 만에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지만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합병한 알짜 회사인 SK이노베이션 E&S 실적이 SK이노베이션에 반영됐지만 주력 계열사 사업 부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 21조1466억원,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위축에다 정유·석유화학 사업 실적 부진까지 더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전사 차원에서 운영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고삐를 더욱 조여 나갈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의 분기 매출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3분기(22조7534억원) 이후 처음이다.

그룹 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사업을 담당하는 알짜 에너지 계열사 SK이노베이션 E&S를 합병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1일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1분기 처음으로 효과를 오롯이 누렸다.

실제 SK이노베이션 E&S는 동절기 난방 수요 증가에 따른 도시가스 판매량 확대로 매출 3조7521억원, 영업이익 1931억원을 거두며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했다.

다만 합병 시너지 효과도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 실적이 부진한 것을 상쇄하진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이번 1분기에 영업적자 2993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소폭 줄었으나 전기차 수요 감소 장기화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전문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역시 1분기 영업손실 69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74억원)와 비슷한 적자를 유지했다.


위기 산업이라 불리는 석유화학 사업도 부진했다.

SK지오센트릭은 주력 제품인 파라자일렌과 올레핀 계열 시황 악화로 영업손실 1143억원을 거뒀다.

직전 분기보다 손실 규모가 300억원가량 커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 여파로 인한 유가 하락은 핵심 사업인 정유 사업 실적을 크게 줄였다.

정유 사업부인 SK에너지는 영업이익 363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5911억원을 거둔 것에 비해 5500억원가량이 감소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정제마진 축소가 장기화된다면 타격이 커질 전망이다.

캐시카우로 분류되는 윤활유 사업부 SK엔무브는 주요국 경기 둔화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181억원 줄어든 1214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부터 마진 회복과 함께 전 부문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석유 사업은 하절기 계절성 호재와 관세전쟁 조기 종식이 이뤄진다면 이른 시점에 실적이 회복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배터리 부문은 북미 수요 증가와 함께 가동률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리밸런싱과 재무구조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전사 차원의 허리띠 졸라매기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석유부터 전력까지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포트폴리오 기반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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