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정교해지는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금융사기가 사회문제로까지 부상함에 따라 은행들이 각종 예방책을 쏟아내고 있다.
고객이 전화사기를 당했을 때 피해금을 보상해주는 '무료 보험'을 포함해 전사적 역량을 쏟아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작년 4월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을 처음 출시한 이래 지난달까지 누적 2479건의 가입 실적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보험은 금융소비자가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파밍 등 피해를 입었을 때 최대 10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
우리은행 고객이면 누구든 영업점 창구에서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피싱은 전화나 이메일, 파밍은 가짜 웹사이트,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를 활용한 사기 수법이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클럽 고객에게 '금융사기 피해보상담보'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고객이 보이스피싱이나 메신저피싱으로 금전상의 피해를 보면 최대 1000만원 한도로 피해액의 70%를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슈퍼SOL 금융안심보험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 보험은 사이버 금융 범죄에 따른 손해를 넘어 고객의 착오 송금 이후 회수 비용까지 보상한다.
이 보험은 고객의 거래 등급별로 최대 2000만원까지 보장된다.
무거래 고객에게도 최대 300만원을 보상해준다.
은행은 보이스피싱을 사전 차단하는 데도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결합한 안티피싱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안티피싱 플랫폼은 시스템에 축적된 전기통신금융사기 거래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보이스피싱을 365일 24시간 예방한다.
지난해에만 총 2474명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했다.
예방 금액은 350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1분기에만 777명의 113억원을 지켰다.
보이스피싱을 방지한 직원을 대상으로 한 포상도 키워 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 예방으로 외부 감사장을 수상한 직원 48명에게 은행장상을 수여했다.
은행장상은 은행원이 내부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으로 인사평가에 직접 반영된다.
올해부터 매월 금융사기 피해 예방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직원에게 '용감하고 고마운 신한인상(B.T.S상)'을 수여하는 등 은행 차원에서 경각심을 키우기 위한 다차원의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주요 은행이 전화사기 예방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사기 피해가 매년 커지고 있어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4100만원에 달했다.
전체 피해 규모도 8545억원으로 91%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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