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가 교내 반유대주의 청산을 명목으로 학사 운영에 개입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반기를 든 가운데 또 다른 명문 사학인 컬럼비아대도 저항을 선언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클레어 시프먼 컬럼비아대 총장 대행은 전날 밤 대학 구성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컬럼비아대는 정부가 우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프먼 총장 대행의 저항 선언은 전날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이 트럼프 행정부와 공개적으로 충돌한 지 약 12시간 뒤에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반유대주의 확산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하버드대에 입학·채용 시 다양성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반유대주의 관련 학술 프로그램 등을 개편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가버 총장은 연방 보조금 지원을 대가로 이 같은 요구 사항을 제시한 트럼프 행정부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에 수년간 제공할 보조금 22억달러(약 3조1000억원)와 6000만달러 규모 계약을 동결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날 시프먼 총장 대행은 가버 총장의 메시지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컬럼비아대도 우리 기관을 해치고 개혁을 약화할 가능성이 있는 정부의 강압적 조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연방정부 당국자들이 '우리가 무엇을 가르치고 연구할지 혹은 우리가 누구를 고용할지'를 지시하는 내용의 어떠한 합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컬럼비아대는 교내 대규모 친팔레스타인 시위로 총장이 잇따라 사임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4억달러(약 5703억원) 규모의 보조금과 계약 취소 위협을 받자 시위 통제 등에 대한 행정부의 요구 사항 대부분을 수용하기도 했다.
당시 카트리나 암스트롱 임시 총장은 논란이 일자 직에서 물러났고 학교 이사회 공동의장이었던 시프먼이 총장 대행으로 지난달 임명됐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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