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장사 접고, 여름 옷 팔아야죠”...변덕스런 날씨에 백화점 패션 매출 부진

[사진출처 = 픽사베이]
“봄옷 장사는 접고, 이제 여름옷 팔아야죠.”
가뜩이나 고물가와 불경기로 인한 소비위축이 심화하는 가운데 날씨마저 변덕을 부려 봄철 의류 패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2∼3월 롯데백화점의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0.9%, 현대백화점은 0.2% 각각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남·여 패션은 물론 유아·아동, 스포츠, 아웃도어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상품군 판매가 부진했다.


간신히 역성장은 면했지만 6∼7% 성장세를 보이던 예년과 비교하면 참담한 실적이다.

때 이른 더위 탓에 매출 증가율이 2% 안팎에 불과했던 지난해보다도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매년 2∼3월은 봄 간절기 상품이 매출을 주도한다.

간절기 상품은 통상 2월에 판매를 시작해 3월에 매출이 정점을 찍는다.


그러나 최근 좀체 살아나지 않는 소비심리에 봄답지 않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간절기 옷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


올해 2월의 경우 절기상 봄이 온다는 ‘입춘’과 얼음이 녹는다는 ‘우수’ 전후로 일주일씩 강추위가 찾아와 월 평균기온을 0.5도까지 끌어내렸다.

2월 평균 기온으로 봤을 때 이는 최근 10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에도 중순까지 눈이 내리는 날이 잦고 갑작스러운 기온 강하 현상이 나타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를 보이며 패션 관계자들을 울상짓게 만들었다.


패션업계에서는 사실상 봄옷 장사는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장 이날부터 20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는 특히 무더위가 일찍 찾아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고 있어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여름이 점점 길어지는 추세라 아예 여름 상품 물량을 늘려 준비하려고 한다”며 “4계절로 구분된 기존 상품 전략 대신 이를 유동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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