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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유안타증권 사무실에서 미국 증권시장의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유안타증권] |
“미국 증시의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엔비디아 등 AI(인공지능) 섹터가 전고점을 뚫고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의 톰 리’라고도 불리는 미국 증시 전문가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AI 사이클의 수명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지난 2년간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대형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올해 들어 한 풀 꺾였지만,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빠르게 개선하는 상황에서 센티멘트(투자심리)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시장이 ‘트럼프 리스크’ 등 악재에 초점을 맞추며 가파르게 성장한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흔들렸으나 이익 증가세가 확인되면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S&P500 기업들의 순이익 마진율이 지난해 4분기에 전망치였던 11% 수준을 넘은 18.6%였다”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본격 시작 전이지만 벌써 AI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드러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AI 투자 사이클이 과거 증시를 풍미했던 인터넷이나 사물인터넷(IoT) 사이클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터넷 사이클 당시에는 하드웨어 분야가 부상한 뒤에서야 야후 등 소프트웨어 종목이 떴다”며 “모든 서비스 산업이 AI를 쓰기 시작하는 등 이번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이클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AI와 전기차 등 첨단기술 산업에서의 중국을 향한 시장의 관심도 단기에 그칠 것으로 바라봤다.
중국이 관련 산업에서 실질적인 마진을 창출하기보다는 ‘박리다매’식으로 매출을 늘리는 데 급급하다는 설명이다.
요컨대 비야디(BYD) 역시 가격 인하를 통한 공격적인 전략으로 볼륨 측면에서 테슬라를 상회한 부분이 있지만 수익성의 뒷받침이 없으면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 본부장은 “중국의 전술은 한국에서 IMF가 터진 것처럼 마진 축소와 부채 비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올해 1분기 실적을 통해서 중국이 기술 패권에서 경쟁력을 갖췄는지 파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느린 중국과 한국 증시의 호조세는 단기에 그칠 거라는 우려도 내놓았다.
유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중국과 한국 증시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대 6개월 안에 끝날 것”이라며 “양국 기업은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다 보니 ROE 성장이 느려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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