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불안한데 돈 너무 많이 들어”...中 작년 결혼 건수 20% 급감

높은 보육·교육비 부담
취업난에 결혼 망설여

중국 베이징의 거리 모습. AFP 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인구 감소를 우려해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국의 결혼 건수가 2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로이터 통신은 중국 민정부(民政部)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에서 혼인신고를 한 부부 수가 약 610만쌍으로 지난해(768만쌍)보다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지난해 이혼을 신청한 부부는 260만 명이 넘었다.

이는 2023년보다 1.1% 증가한 수치다.


중국 젊은이들의 결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는 높은 보육과 교육 비용이 꼽힌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 상황이 어두워지면서 대학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졌고, 이미 직장에 다니고 있는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결혼을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인구 감소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1980~2015년 중국의 한 자녀 정책 시행과 더불어 급속한 도시화로 출산율은 수십 년 동안 하락해 왔다.


지난해에는 용의 해를 맞아 중국 신생아 수가 약간 늘어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구는 3년 연속 줄어들었다.

중국에서는 용의 해에 태어난 아이가 야심 차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여겨진다.


인구 고령화도 문제다.

중국 인구는 약 14억명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지만,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 전체 인구에 맞먹는 약 3억 명의 중국인이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혼과 출산을 늘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여러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은 모든 대학에 사랑과 결혼, 가족과 다산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을 가르치는 ‘사랑 교육’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방 정부에 ‘적절한 나이에’ 출산과 결혼을 존중하도록 하기 위해 자원을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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