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
3일(현지시간) 미국 국제개발처(USAID) 본부에 직원들의 출입이 금지된 가운데 건물 앞에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는 메모와 함께 꽃이 놓여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외원조 전담 부처인 국제개발처(USAID)를 축소시키고 가치 외교의 장인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탈퇴할 전망이다.


개발도상국과 빈국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보편적 인권을 옹호하면서 쌓아 올렸던 미국의 '소프트파워' 외교가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엘살바도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USAID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하려는 일과 상반되는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있다"며 "그건 계속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USAID 처장을 자신이 겸임하면서 국무부의 지시를 받게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USAID의 원조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건 아니라고 부연했다.

그는 "USAID는 독립적 비정부기구(NGO)가 아니다.

미국의 국익에 따라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재임 당시 독립 부처로 격상된 USAID는 국무부 산하 조직으로 격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인력뿐 아니라 업무와 예산 등에서 누려왔던 자율성이나 독립성도 상당 부문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미 공화당·민주당 지도부에 "USAID의 특정 부서, 사무실, 업무를 재편성하고 흡수하기 위해 의회와 협의하겠다"고 통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줄곧 USAID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인들의 혈세로 해외 원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연방정부 통제를 회피해왔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USAID에 대해 "일부 급진적인 미치광이들이 운영해왔다"며 "우리는 그들을 쫓아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미국은 유엔 회원국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4일 미국이 유엔인권이사회를 탈퇴하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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