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 지역에도 물류센터…쿠팡 “3년 내 5000만명 쓰는 시대 열 것”

작년 매출 40조원 돌파 확실
작년까지 물류투자 누적 9조
새해에도 공격적 투자 지속
올해와 내년 2조4천억 투입

대한민국 전역, 쿠세권 편입
“직고용 9만, 농가상생 강화”

지난해 매출 40조원을 돌파하며 한국 유통 산업의 신기원을 이룩한 쿠팡이 새해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2조4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2027년 ‘로켓배송 50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직고용 규모를 내년까지 9만명으로 늘려 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13일 유통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매출은 40조원을 넘어선 것이 확실시된다.

2023년 유통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30조원을 돌파한 이후 단 1년 만에 40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3년 전과 비교해 외형이 2배 이상 커지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첫 연간 영업익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 행진이 예상된다.


쿠팡은 올해도 인구소멸지역에까지 물류센터를 착공하는 등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경쟁사들이 잇달아 인력 감축과 투자 축소 등 비용 절감을 선언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6조6000억원대 물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단행한 쿠팡은 내년까지 추가로 2조4000억원을 더 쏟아부어 우리나라 국민 5000만명이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 태세다.

물류센터 투자에만 누적 9조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올해 새롭게 문을 여는 물류센터는 김천 첨단물류센터(FC)다.

오는 9월 김천 물류센터가 운영을 시작하면 경상북도와 김천시 일대에 로켓배송이 가능해진다.


쿠팡은 지난해 광주 풀필먼트센터, 남대전 풀필먼트센터를 잇달아 준공한 바 있다.


현재 공사 중인 부산 강서와 경기 이천 물류센터는 내년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충북 제천 물류센터가 올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내년 완공된다.


내년까지 쿠팡이 전국에 보유하게 될 물류센터는 총 9곳이다.


계획대로 물류센터 설립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대한민국 전 지역이 ‘쿠세권’이 된다.

현재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이 로켓배송 지역이다.

2027년에는 쿠세권이 230곳으로 늘어난다.

정확히 260곳은 아니지만 거점·서브허브 물류센터를 연결하면 사실상 로켓배송 지역이 100%에 도달한다는 설명이다.


물류센터 옆에 추가로 생기는 서브허브(미니 물류센터)까지 포함하면 쿠팡의 누적 투자금액은 총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거점 물류센터를 만들면 인근에 자연스럽게 서브허브가 생긴다.

서브허브는 물류센터에서 배송캠프로 상품을 보내는 중간 물류시설이다.

물류센터에서 온 상품을 사전 분류해 배송캠프로 보내고, 판매 순위가 높은 상품들을 보관하다가 주문 즉시 출고한다.


쿠팡 관계자는 “지방 인구소멸지역은 인구 감소로 대형마트가 없어 주민들이 장보기가 불편한데 쿠세권에 들어오면 주민들의 쇼핑 환경이 개선돼 삶의 질이 올라간다.

지난해 물류센터가 운영을 시작한 광주와 남대전도 로켓배송이 확대되면서 이용자들 반응이 좋다”면서 “인구소멸지역의 인프라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전라도와 경상도 등 지역 거점 FC 인근에 서브허브가 있어야 지방 배송이 원활하기 때문에 서브허브까지 감안하면 쿠팡이 누적 10조원을 쏟아부어서 전 국토를 쿠세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더 나아가 지역 발전·고용 창출·농어촌 상생 등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고용 한파가 거센 가운데 쿠팡의 이러한 투자는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쿠팡과 물류 자회사의 직고용 인력은 8만4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6만9057명)과 비교해 1년여 만에 1만1000명(약 16%) 늘어난 규모다.

로켓배송을 론칭한 2014년(2968명)과 비교하면 고용 인력이 27배 늘어난 것이다.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추가로 1만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고용인력이 9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 측은 “향후 물류 투자 계획이 실현되면 쿠팡이 만드는 일자리 10개 중 8개 이상은 비서울 지역에서 창출된다.

일자리가 없어 인구 감소가 빨라지는 지방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쿠팡이 고용 위기 지역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2021년 문을 열어 투자를 확대한 창원 FC는 현재 전체 고용인원이 2500명 이상이며 상당수가 청년 중심의 창원 지역 거주자들이다.

당시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줄어든 일자리가 쿠팡 투자로 크게 늘어났다.


쿠팡은 지방 물류센터가 건립돼 로켓배송이 확대되면 지방 농가와 중소업체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방 거점 신선물류센터가 있기 때문에 현재 생산자들의 제품을 빠르게 배송할 수 있어 지역 중소업체들의 사업 신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쿠팡은 충주 사과, 성주 참외 등 지방 우수 과일 직매입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역 농가에 딸기 매입 규모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신선물류센터가 확보되면서 새벽 배송이 가능해져 농수산물 등 신선식품 판매가 증가한 것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지난해 5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산 제조사 상품의 구매와 판매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 운영과 고용 확대, 로켓배송 도입으로 인한 지역 중소기업과 농가 상생까지 쿠팡의 투자가 지방 경제에 활력이 될 것”이라면서 “대내외 힘든 환경이지만 투자 계획을 흔들림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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