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인공지능(AI) 시설투자에 미국 반도체에 이어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 예정된 CES 행사와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호조도 반도체주 상승에 힘을 보탰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9.84% 상승한 19만9800원에 마감해 '20만닉스'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상승폭은 코로나19 셧다운으로 변동성이 극심했던 2020년 3월 24일 13% 상승한 이후 최대폭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날
SK하이닉스를 2조90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새해 들어 3거래일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4조170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이는 코스피 순매수 금액 2803억원보다 크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791억원 규모로만 순매수했다.
올 들어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하며
현대차 등을 매도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역시 2.76% 상승했다.
두 반도체 대장주의 상승으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1% 오른 2488.6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독감 관련 제약주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 상승에 1.73% 올랐다.
3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800억달러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하자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2.83% 상승했다.
그동안 빅테크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AI 투자를 확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컸는데,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적 투자 계획이 강력한 수요가 뒷받침하는 AI 투자가 계속 이어진다는 신호가 된 것이다.
이날 엔비디아는 4.45%, TSMC는 3.49%, AMD는 3.93% 상승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는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관련 밸류체인의 종목들도 동반 상승했다.
한미반도체는 6.65% 올랐으며
하나마이크론은 13.27% 상승했다.
특히 이날 미국 반도체주들은 7일 개막하는 CES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시에서는 그간 잠시 주가가 소강 상태였던 온디바이스AI주의 상승도 두드러졌다.
엔비디아가 AI PC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 진출 관련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날
에이디테크놀로지(8.71%),
네패스(7.71%) 등이 모두 강하게 반등했다.
작년 말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52주 신저가 수준까지 내려갔던 반도체 소부장은 미국 ISM 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자 반등 조건이 마련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PC 등 B2C(기업 대 소비자)와 관련된 반도체들까지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ISM 제조업지수 반등은 결국 레거시(범용) 반도체의 반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반도체 이익을 부정적으로 봤던 외국인 수급도 돌아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오랜만의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범용 반도체 가격 반등은 나타나지 않아 주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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