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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가 적힌 탁상 푯말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
미국 언론은 7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표결 절차가 무산된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집권 여당이 윤 대통령을 축출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한국이 더 깊은 불확실성에 빠졌다는 내용으로 기사를 실었다.
NYT는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하고 투표가 실패로 돌아간 것은 극도로 분열된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교착 상태가 재현될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오늘 우리의 결정은 전 세계의 국민이 지켜보고 있었다.
투표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는 발언을 실었다.
NYT는 윤 대통령이 탄핵 표결 시도에 앞선 토요일 오전 텔레비전 생방송에서 짧은 사과 연설을 했다면서, 그는 계엄령이 절박한 상황에서 취한 조치이며, 계엄령에 대한 법적 또는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NYT는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받은 ‘책임은 나에게 있다’(The buck stops here!)라는 문구가 적힌 명패를 책상 위에 두고 있지만, 사임이나 임박한 탄핵 표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조명했다.
이제 한국은 지정학적 불안의 시기에 리더십을 둘러싼 장기전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핵무기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은 남한에 대한 위협을 크게 강화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군사 동맹국인 미국의 정권 교체로 인해 양국 간의 협력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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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오전 인터넷판 톱뉴스로 ‘계엄령 실수를 저지른 한국의 대통령이 탄핵을 피했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실었다.
WP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에 특이하고 불행한 계엄령 선포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보이콧으로 국회가 탄핵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계속 재임하게 되었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수요일(4일) 계엄령을 6시간 만에 철회한 것은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 중 18명을 포함한 다수의 의원이 계엄령을 철회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번에는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집결했다고 상세하게 소식을 다뤘다.
WP는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명의 찬성표를 필요로 한다면서, 적어도 국민의힘 의원 중 8명은 찬성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투표함 개표에 필요한 인원보다 5명 적은 195명 의원만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탄핵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또 야당 의원들은 탄핵에 실패해도 윤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다시 시도할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실으면서도,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 전에 이뤄진 수개월간의 촛불시위와 같이 지속적이고 대규모인 시위의 촉매제가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CNN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표결에서 살아남았지만, 그의 당은 사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한 발언 소개했다.
CNN은 윤 대통령이 계엄령 발동 당시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다수의 정치인을 체포 대상자 명단에 올렸었다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주장도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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