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무슨 일 벌어질지 모른다” 잠 못드는 이 회사들…하지만 더 거친 파도 각오해야 [매경데스크]

롯데 위기설이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월드타워’가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연합뉴스]
롯데의 총자산은 139조원이다.

부동산만 56조원, 즉시 현금화 가능한 예금이 15조다.

총부채 39조를 충분히 갚고도 남는다.

따라서 롯데가 당장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위기인 것만은 틀림없다.

무엇보다 화학 사업이 절망적이다.

유통 역시 극심한 내수 침체로 앞이 안 보인다.


비단 롯데만의 일이 아니다.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 대목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변수가 있다.

다름 아닌 ‘두 개의 미국’이다.


세계는 온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에 주목한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이라는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지만 바이든은 ‘미사일 봉인’을 풀면서 전쟁을 더욱 격화시켰다.


미국 경제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돈을 과도하게 풀었다.

특히 올해 재정지출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과 맞먹는다.

아마도 대선을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를 도우려는 생각이 컸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단기 국채 발행이 쉼 없이 반복됐다.

마치 카드빚 돌려막기를 연상케 한다.


이 단기 국채를 누가 사줬을까?
먼저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다.

연준은 은행들로부터 끌어모은 돈(역레포 잔액)으로 재무부가 발행한 단기 국채를 마구 사들였다.

재무부는 국채를 판 돈을 시중에 무차별 살포했다.


그 결과 연준의 쌈짓돈(역레포 잔액)이 대폭 줄었다.

2022년 2조5000억달러(약 3482조원)였던 역레포 잔액은 현재 1700억달러(약 236조원)로 급감했다.

연준이 더 이상 국채를 대량 매입하긴 어렵다.


단기 국채를 사주던 또 다른 축은 일본과 영국 등 외국 정부다.

그런데 이들도 사정이 녹록지 않다.

이 때문인지 최근 주요국의 미 국채 매수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연준과 주요국의 매수 여력이 떨어지다 보니 미 국채를 팔더라도 높은 금리가 붙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카드빚을 돌려막다 보면 빚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법이다.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36조달러)는 천문학적이다.

빚은 빚대로 늘어나고 돈은 돈대로 풀려 물가가 올라간다.


미 달러화 [연합뉴스]
물가가 잡힌 것도 아닌데 연준은 최근 기준금리를 총 0.75%포인트 내렸다.

그런데 오히려 중장기 국채 금리가 치솟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걱정이 크다는 방증이다.


설상가상으로 바이든 정부는 불법 이민자(2000만명 추정)를 마구 받아들였다.

트럼프는 취임 즉시 이들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추방 비용이 3150억달러(약 438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가 재정을 탈탈 털어 돈을 뿌렸는데, 트럼프는 어디서 돈이 나서 비용을 감당할까.
이래저래 미국은 금리를 내리기보다 높여야 하는 상황에 처할 공산이 매우 크다.

이후 급격히 경제가 무너져 침체 나락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 경제엔 매우 치명적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한국에서 더 많은 외화가 빠져 나가고 원화값은 더 떨어져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다.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할 때다.

분열의 정치를 중단하고 더 거친 파도에 대비해야 한다.

기후위기·동성애 등 정치 어젠다에 매몰될 시간이 없다.

과감히 규제를 풀고 기업에 자유를 줘야 한다.


[남기현 컨슈머마켓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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