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앞서 리포트를 통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금통위의 이 같은 결정의 배경과 올 한해 금리 전망에 대해 보도국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정호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오늘 오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3.00%로 동결됐습니다.
하루 전인 어제까지만 해도 갈피를 잡기 어려웠는데, 결국 현재수준을 유지하는 걸로 가닥이 잡혔군요?
【 기자 】
맞습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금리 '동결'이냐 '인하'냐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는데요.
이달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했던 설문조사에서는, 이들 가운데 60%가 오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걸 반대로 말하면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들도 40%에 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거죠.
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오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5bp 내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었고요.
그만큼 오늘 금통위 결과는 예측이 쉽지 않았다는 뜻이 되겠는데, 일단 한국은행은 브레이크를 잡는 선택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오늘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다는 건데,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렇게 의견이 분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 기자 】
지금 한국 경제에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가, 그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고 봐야겠죠.
'내수부진 해소'에 초점을 두느냐, 아니면 '금융시장 안정'에 초점을 두느냐의 차이였다고 봅니다.
내수부진을 타개하려면 금리를 낮춰서 시장에 유동성을 늘리고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면 금리를 동결시키는 게 올바른 선택이겠죠.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번엔 금융시장 안정을 더 중시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앵커멘트 】
바로 직전 금통위에서는 내수부진 우려 때문에 금리를 인하했었잖아요.
그 6주 사이에 어떤 것들이 변했기에 이렇게 정책기조가 달라진걸까요?
【 기자 】
지금 한국 경제가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1월에 있었던 직전 금통위 당시 한국 경제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말씀해주신대로 '내수부진'이었죠.
결국 한국은행은 당시에 금리인하를 결정했고,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같은 부작용은 정부가 직접 시중은행을 옥죄고 대출 문턱을 높이는 식으로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대내적으로는 예상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가 터져나왔고, 대외적으로는 강달러 현상이 일어나면서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해진 상태입니다.
여기서 금리를 더 낮추게 된다면 환율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게 될 것이고,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본이 국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지겠죠.
금통위 직후에 한국은행이 내놓은 보도자료와 관계자 발언들을 살펴보면 이 같은 인식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일단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 앵커멘트 】
금융통화위원이 총 7명이 있잖아요.
이들 7명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은데, 오늘 소수의견도 함께 나왔을까요?
【 기자 】
맞습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기는 했지만, 발표 직후에 배포한 자료에서
금통위원 1명의 소수의견도 적시했습니다.
소수의견을 낸 신성환 위원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경제 성장의 하방위험이 더 높아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기초체력이 약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받는 충격이 클 것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동결에 찬성했던 나머지 위원들도 이같은 인식에는 일부 공감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따라 금통위는 이들을 위한 유동성 지원 대책도 함께 내놓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창용 총재의 발언으로 확인하시죠.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경기 하방리스크가 증대된 가운데 내수 회복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자영업자 및 지방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해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에 대한 한시 특별지원을 5조원 확대하여 운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앵커멘트 】
이제 올 한해 금통위는 총 7차례가 더 남아있는데요.
이정호 기자, 시장에서는 향후 기준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나요.
【 기자 】
오늘 동결되기는 했지만, 이게 '통화정책 방향의 대전환'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늘 한국은행은 향후 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시장흐름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나가겠다"고 말했는데요.
일단 중장기적으로 '인하'라는 큰 흐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또 "현재 국내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이고, 가계부채 둔화 추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한국은행은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단기 변동성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장 어제는 윤 대통령이 체포됐고, 다음주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 출범하죠.
따라서 한국은행은 "향후 국내 정치 상황과 대내외 경제정책 변화를 잘 살펴보면서", 또 "이에 따라 물가나 가계부채, 환율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잘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통화정책 향방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 이정호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기자 】
네 고맙습니다.
[ 이정호 기자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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