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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카투사연합회 명예회장이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주한미군 출신 장병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2021년 5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 예비역 미군 장성들과 함께 김종욱 카투사연합회 명예회장이 찾아갔다.
목적은 한 가지. 현지 미군을 연결시켜줄 테니 채용을 검토해달라는 것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이후 김 명예회장은 빈센트 브룩스, 제임스 서먼 등 전 주한미군 사령관들과 매년 이곳을 찾았다.
김 명예회장에 따르면 이 덕분인지 지난해 기준 오스틴 공장
삼성전자 직원 4500명 중 약 800명이 미군 출신이다.
김 명예회장은 대상을 확대했다.
SK,
현대차,
LG전자 등 미국 현지 주요 한국 기업들을 똑같은 목적과 방식으로 방문했다.
관련 비용은 모두 김 명예회장 사비로 충당했다.
김 명예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혹은 미군 출신들의 한국 기업 취업은 한미동맹을 경제적으로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이들이 미국 현지 한국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특히 한미동맹이 안보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 내 막강한 파워가 있는 주한미군 출신 장성들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명예회장의 미군 한국 기업 취업 프로젝트는 2012년 카투사전우회(현 카투사연합회)를 창설하고 회장직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기업인인 그가 주한미군 지휘관들을 만나다 보니 경제적 협력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항공 지상조업사인 스위스포트코리아 대표이자 진주 K-기업가정신재단 회장이다.
무엇보다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가 필요했다.
이에 김 명예회장은 2017년 4월 한국에 한미동맹재단, 5월 미국에 주한미군전우회(Korea Defense Veterans Association·
KDVA) 설립을 주도했다.
초대 주한미군전우회 회장은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맡았다.
이후 주한미군전우회 간부진에게 미군 출신의 한국 기업 채용을 설명했다.
대한민국에서 김 명예회장만큼 미국 전역에 있는 주한미군 출신 장성들의 근황을 잘 아는 이도 드물다.
김 명예회장은 사비로 한국과 미국을 수차례 오가며 주한미군 핵심 관계자들의 경조사까지 챙겼다.
그는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 이사이기도 하다.
김 명예회장은 "지금까지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350만명, 한국전 참전 미군 180만명 등 한국과 인연을 맺은 군인 출신이 500만명이 넘고 가족 및 후손까지 합치면 5000만명이 넘는다"며 "한국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 미국인들을 활용해 경제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명예회장은 미국 내 카투사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2016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 행사 중 6·25전쟁 전사 카투사 7052명을 모두 호명하는 이벤트도 그가 기획했다.
1955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김 명예회장은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1977년 입대해 카투사가 됐다.
그는 "카투사 근무를 통해 영어와 컴퓨터를 배워 인생이 바뀌었다"며 "이 고마움을 표하고자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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