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증시 이탈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에 비해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증시 이탈이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자금 순유출은 8월부터 시작돼 10월 말까지 석달 연속 지속됐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반도체 기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순유출됐다"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도 유출세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19일 까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은 약 2조 70억 원 순유출됐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뉴욕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이 투자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은 지난 18일 증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글로벌 증시 동향과 국내 증시의 투자주체별 수급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증시의 낙폭이 다소 과하다며, 외국인 수급 변동성이 높아진만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데 뜻을 모았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 수 년간 국내주식 보유비중을 줄이고 해외주식 비중을 늘려온 바 있는데, 금융당국이 이를 염두에 두고 에둘러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2천억 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조성을 확정하고, 3천억 원 규모의 추가 펀드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은 내다 팔고있는 반면, 한국 채권은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부터 10월 말까지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125억 6천만 달러 순유입됐습니다.
한국의 성장률이 주요국 가운데 높은 편인데다, 신용등급이 같은 국가들의 채권에 비해 금리 수준도 높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자금의 경우 만기도래시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채권 역시 조만간 순유출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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