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콴타스항공 비행기서 문제 발생해
개별 좌석에서 영화 선택 불가능해지자
승객 의견 듣고 R등급 영화 일괄 상영
“성적 장면 등장...끌수도 없었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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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콴타스항공 여객기. 콴타스항공 홈페이지 캡처 |
호주의 콴타스항공이 기내에서 승객 모두에게 성인 영화를 틀어주면서 화면을 끌 수도 없게 해 아이와 함께 민망한 장면을 강제로 봐야 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호주 시드니 공항을 출발해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향하는 콴타스항공 GQ59편 비행기의 엔터테인먼트 장치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개별 좌석에서 영화를 선택할 수 없게 됐다.
당시 이륙을 위해 모든 좌석 스크린을 켤 수밖에 없었던 해당 항공편의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어떤 영화를 보고 싶은지 물었다.
많은 승객들이 최근 출시된 숀 펜과 다코타 존슨 주연의 ‘대디오’(Daddio)를 틀어달라고 요청하자, 곧 모든 좌석에서 이 영화가 상영됐다.
문제는 모든 승객이 봐야만 했던 이 영화가 성인 영화였다는 점이다.
영화는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에 탑승한 여주인공이 초면인 택시 기사와 앞뒤로 앉아 각자의 사생활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성적인 농담도 서슴지 않는 2인극 영화로, 두 사람이 관계를 맺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 영화는 미국 내에서 R등급을 받았다.
R등급은 만 17세 미만 청소년이 부모나 성인 동반 없이는 관람할 수 없는 영화에 주로 매겨진다.
당시 기내에 탑승하고 있던 한 승객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영화에는 노골적인 성적 장면과 나체 장면이 등장했다”라며 “기술 결함으로 승객들은 화면을 끄거나 일시 정지를 누르는 것도, 심지어 화면 밝기를 낮추는 것도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후 승무원들은 문제를 인지하고 어린이용 영화로 급히 변경해 틀었다.
콴타스항공 측은 사건 이후 호주 매체인 뉴스닷컴에 “해당 영화는 기내에서 상영하기에 분명히 적절하지 않은 영화였다”라며 “승객들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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