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놓고 이른바 '쩐의 전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영풍과 손잡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3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도 대항 공개매수에 나섰는데요.
법원이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최 회장은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 분위기입니다.
조문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오늘(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손을 들어준 법원.

영풍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을 결정했습니다.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인 자사주 매입을 MBK 공개매수 기간에 기존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되면서, 고려아연이 반격할 활로가 열렸습니다.

▶ 인터뷰(☎) :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현재 고려아연 경영진 측이 자사주를 취득하게 됐기 때문에 현 고려아연 측이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해졌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2조 원 중반대에 달하는 보유 현금을 활용해 자사주 매입을 추진할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된 겁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자사주 15.5%를 주당 83만 원에 공개매수해 소각한다고 오늘 공시했습니다.

자기주식을 포함한 공개매수 규모는 2조6천600억 원에 달하며,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 매수에 나섭니다.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게 책정해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무산시키고, 최 회장의 경영권을 지켜낸다는 전략입니다.

현재 최 회장 측과 영풍 측의 고려아연 지분 격차는 1%포인트 채 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고려아연의 유통물량은 22%인데, MBK는 최소 목표수량인 6.98%에 못미치면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하지 않겠다고 공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지분 15.5% 가량을 자사주로 취득해 소각한다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해집니다.

아울러 최 회장 측은 오늘부터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에도 나섰습니다.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사실상 고려아연의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 회장 측은 영풍과 MBK가 제시한 주당 가격보다 20% 높은 3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 "고려아연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영위하고 있는 비철금속 산업이 우리나라의 경제 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굉장히 큰데 이런 중요한 기업이 이러한 분쟁에 휩싸여서 본연의 비즈니스를 원활히 할 수 없다라는 것이 굉장히 우려됩니다."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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